강 의원은 이날 사건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본관 앞에는 국회의장이나 교섭단체 대표 또는 의원들의 차량만 세울 수 있다. 어느 정권의 시정연설에도 그렇게 경호차를 차벽처럼 설치하고 오랜시간 의원들의 출입을 막는 경우는 없었다"며 사건의 발단이 된 국회 본관 앞 경호실 버스 배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버스가 철수하지 않고 그 상태로 있기에 왜 비키지 않냐, 차량을 빼라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내가 지나가면서 2번째 버스의 열려있는 부분을 발로 차면서 차를 빼라고 한마디 했다"며 "그러니 차안에 타고 있던 경호원이 튀어나오더니 내 목을 잡더니 이따가 뒷덜미와 허리춤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동료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에 의해 양팔이 꺾이고 뒷덜미가 접혀진 상태에서 4분가량 있었다"며 "'강기정 의원이니 놓으라'고 주변 의원들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이면 다냐'면서 3분가량 이상 내 양손과 뒷덜미 허리춤을 잡는 등 폭행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0번 양보해 내가 차벽으로 된 차량의 문을 발로 찼다고 하더라도 2명 이상의 경호원이 목을 젖히고 양손을 꺾고 허리춤을 잡는 행위를 3분 이상 계속 했다는 것은 마치 무소불위 차지철 같은 용서할 수 없는 폭행행위"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경호원 입술에 피가 났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는 경호원 얼굴도 보지 못했고 내 손도 옷깃 하나 스치지 못했다. 나는 경호원에 의해 목이 졸려 있었다"며 자신에 의해 경호원이 부상을 입은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같은당 우원식 최고위원도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에서 "내가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한 후 본청 정문 앞에 버스 3대가 가로막은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단순 경호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 사이의 벽, 국민과 대통령 사이의 꽉 막힌 벽을 의미하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은 무엇을 막고자 했냐"고 비판했다.
현장에 있었던 같은당 노영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직원이)어찌나 힘이 센지 강 의원 뒷덜미를 잡고 흔들다가 강 의원 뒤통수에 입을 맞았다"며 "조직 폭력배 수준의 정말 저질스런 친구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켜봤던 같은당 서영교 의원은 강 의원의 병원행을 알리며 "의원들과 청와대 경호원간 몸싸움이 아니라 (경호실 직원에 의한)엄연한 폭력행위"라며 "책임자를 엄벌에 처해야 하고 진상을 살펴야 한다. (청와대는)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현 의원은 "경호실이 선진경호를 하기는커녕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며 비난한 뒤 "앞으로 국회운영위원회 예산심사 때 이 문제를 엄중히 제기하겠다"고 경고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현안논평에서 "'국회의원이면 다냐'는 청와대 경호실의 한마디로 오늘날 우리 민주주의의 수준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청와대가 국회와 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여야 대치정국 속에서도 야당은 오늘 있었던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했는데 이런 돌발사건이 발생해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특히 대통령이 현장을 떠난 이후임에도 청와대 경호실이 과잉경호를 한 점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공세에 여당인 새누리당은 강기정 의원에게 책임을 돌리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홍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경호실과 주위 목격자들의 얘기를 들어본 결과 해당 버스들은 국회 사무처의 승인을 받고 그 위치에 정차해 있었다"며 "강 의원은 이 대형 버스 범퍼를 발로 차고 욕설과 함께 차를 빼라고 고함을 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 안에 타고 있던 운전 담당 경호지원 부대원이 금방 내려와 내려와서 '아니, 누구기에 남의 차를 그렇게 발로 차냐'고 물었는데 (강 의원이)대답 없이 그냥 갔다"며 "그래서 그 직원은 따라가서 뒷덜미와 어깨를 잡으면서 재차 물었다. 당시 강 의원이 배지를 달고 있지 않아서 해당 직원은 국회의원인줄 모르고 이렇게 얘기했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주위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누가 함부로 국회의원 멱살을 잡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이에 강 의원이 뒷머리로 부대원의 입술을 가격했고 부대원은 입술 안쪽이 2㎝ 정도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다"며 "이 부대원은 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봉합 치료를 받고 있고 강 의원의 폭력행사에 대한 법적 조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강 의원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지 않았고 운전하던 부대원은 의원 신분인지를 알 수 없었다"며 "버스 훼손을 방지해야 하고 버스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부대원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 특권의식에서 아직 많이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상대방의 입술이 찢어지도록 폭력을 휘두르고도 적반하장식으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 의원이 18대 국회에서 동료 의원과 주먹으로 치고받는 적나라한 폭력 장면이 언론에 포착된 바 있다"며 "당시 화를 못 참고 자기를 막는 국회 경위의 얼굴을 무차별적으로 가격하고 분풀이해서 전 국민의 비난을 받은 폭력 전력이 있다"고 강 의원의 전력을 문제 삼았다.
청와대 대통령경호실 역시 참고자료를 내고 "22경찰경호대 운전 담당 현모 순경이 대형버스를 이동시키려고 차내에서 대기 중이었고 현 순경은 강 의원이 의원 배지를 달고 있지 않아 국회의원 신분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호실은 "주변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누가 함부로 국회의원을 잡고 그래, 안 놔' 등 발언을 하는 상황에서 강 의원이 머리 뒤편으로 현 순경의 안면을 가격해 입에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경호실은 "현재 현 순경은 강북삼성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봉합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강 의원의 폭력 행사에 대한 법적 조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대응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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