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가득 잡히는 남녀의 발가벗은 모습이 대담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녀가 뒤엉켜 있거나 대지를 뛰어다니기도 한다. 시각에 따라 예술이나 외설로 갈릴 수 있지만, 보기에 불편할 정도로 노골적인 사진도 눈에 띈다. 물론, 요즘 시대에 예술과 외설의 경계 자체가 모호하긴 하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 걸린 사진가 라이언 맥긴리(36)의 작품이 그렇다. 화면 속 남녀의 모습은 그러나 여유롭다. 누구나 꿈꾸는 일상의 일탈을 맘껏 누리고 있다.
맥긴리는 자유와 열정, 해방과 순수, 그리고 불안, 방황, 일탈 등 젊음의 내면에 공존하는 다양한 감정을 사진에 그대로 담아냈다. 파티에서 술과 약에 취해 쓰리진 친구들의 모습, 동성 간 키스하는 모습 등이 보기다.
전시를 위해 내한한 맥긴리는 “‘젊음’이라는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빛과 색, 에너지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속 모델은 음악가, 미술가, 무용가 등 예술가들이다. 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자 하기 위함이다. “창의적인 사람들과 일하기를 원한다”는 맥긴리다.
그는 밀밭이나 바다 등 광활한 자연과 빛에 주목한다. 일출 두 시간 전, 일몰 두 시간 뒤에 하는 사진 작업도 즐긴다. 특히 하루의 에너지를 확인하는 순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일출 전 작업에 매력을 느낀다.
피사체의 역동성은 중요한 요소다. “모델들이 뛰거나 넘어지고 춤을 추고 때로는 머릿결이 바람에 스치는 모습 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심은 사진으로 표출됐다. 미국 전역을 횡단하며 포착한 풍경 사진 ‘로드 트립’ 시리즈,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보여주는 ‘애니멀’ 시리즈 등이다.
맥긴리의 작업은 유년 시절부터 스케이트 보더, 그라피티 작가, 음악가, 예술가와 어울리며 영향을 받았다. 이후 직접 경험한 일상의 순간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포착했다.
이번 전시는 맥긴리의 지난 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뉴욕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기록한 초기 사진 시리즈부터 유일하게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흑백 초상화 시리즈 등을 펼쳐놨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맥긴리가 기획한 뮤직비디오를 보여준다. 아이슬란드 록 밴드 ‘시규어 로스’의 영상이다. 전시는 ‘청춘, 그 찬란한 기록’이란 제목으로 7일부터 내년 2월23일까지다. 02-720-0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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