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제품가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치즈류 소비량은 10만톤을 넘어섰으며, 매출액은 약 6000억원 규모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 및 백화점의 유제품 코너에서 판매되는 150여 가지의 치즈류 중 영유아 및 어린이용 치즈는 30여종에 이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칼슘이나 오메가-3 지방산 등의 기능성분을 강조한 어린이용 치즈를 성장기 아동에게 도움이 되는 건강 간식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시판되는 대다수의 어린이용 치즈가 '유기농 원재료'와 '영양 강화' 등을 강조하지만, 정작 제품에 필수적으로 첨가되는 산도조절제의 구체적인 성분 표기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
산도조절제란 가공식품의 산화 및 부패를 방지하고 식감이나 보존성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지난 2006년 식품완전표시제가 실시되면서 식품에 첨가할 수 있는 수십여 가지의 성분을 ‘산도조절제’로 일괄 표시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는 사과산, 구연산과 같이 산도가 약한 성분도 있지만 염산, 황산, 수산화나트륨처럼 산도가 높은 성분도 포함된다.
한 유제품가공업계의 K모 개발연구원은 "자연 치즈와 달리 슬라이스 형태의 가공 치즈는 유통 과정이 길어 산도조절제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산도조절제의 상세 표기를 의무화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성분명 및 함유량과 관련된 정보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표적인 산도조절제인 인산염과 같이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성분의 경우 제품 포장에 표기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공식품 대부분에 첨가되는 인산염은 식품의 결착력을 높여 식감을 향상시키고 변질 및 변색을 방지하는 효과를 내지만 체내에 축적되면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이나 빈혈, 아토피와 같은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지난 2009년 서울대학교 수의대 조명행 교수는 인산염을 과다 섭취한 쥐의 경우 세포의 신호전달체계가 망가져 폐암이 악화된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인의 일일 인 섭취 권장량은 700mg이나 근래에는 평균 섭취량이 1000mg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식품첨가물 과다섭취가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현행법에는 어린이용 가공식품에 대한 별도의 규격이 존재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식약처 첨가물기준과 P모 관계자는 "산도조절제는 식품 제조 공정에서 불가피하게 쓰이는 첨가물"이라며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적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홍보팀 K모 관계자도 "식약처에서는 산도조절제를 인체에 무해한 식품첨가물로 분류하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가공식품을 통해 산도조절제를 섭취하더라도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마트를 찾은 주부 김모(여, 35세)는 "가뜩이나 요즘 아이들은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그만큼 기준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산도조절제와 같은 식품첨가물은 구체적인 함량을 표기해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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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하기자 lovesaeha@newsis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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