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뭘 더 바라나, 여진구 연기나 봐라…영화 ‘화이’

기사등록 2013/09/25 06:50:53 최종수정 2016/12/28 08:06:08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0월의 기대작 중 하나인 범죄 액션 ‘화이’가 베일을 벗었다.

 여진구(16)와 김윤석(45) 조진웅(37) 장현성(43) 김성균(33) 그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나와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온 박해준(37)의 만남이라는 화려하면서 신뢰감을 주는 캐스팅, SF ‘지구를 지켜라’(2003)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친 장준환(43) 감독의 10년만의 장편 상업영화, ‘범죄집단에서 인간병기로 성장한 소년’이라는 예상 가능하면서도 흥미로운 스토리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진구판 아저씨’ 또는 ‘여진구판 회사원’이고, ‘황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도 할 만하다.

 냉혹한 카리스마의 리더 ‘석태’(김윤석), 운전 전문 말더듬이 ‘기태’(조진웅), 이성적인 범죄설계자 ‘진성’(장현성), 총기전문 저격수 ‘범수’(박해준), 냉혈한 행동파 ‘동범’(김성균) 등 잔혹 무도한 다섯 범죄자들을 아빠라 부르며, 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성장한 17세 소년 ‘화이’(여진구).

 또래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는 대신 아빠들의 주먹질, 발차기, 칼 다루기, 총 쏘기, 운전, 자물쇠 따기 등 갖가지 범죄 기술을 배운다. 다섯 아빠들이 가진 범죄 기술을 모두 체득한 화이는 그야말로 최고의 예비 범죄자다. 밖에서는 ‘낮도깨비’라는 악명 높은 범죄집단이지만 안에서는 표현 방법만 다를 뿐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아빠들과 함께 화이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다섯 범죄자들에게 범죄 의뢰가 들어온다.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는 노부부를 죽여달라는 주문이다. 진성은 “우리가 해결사냐”라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지만, 살해 대상자의 이름을 들은 석태는 일을 맡기로 한다. 그리고 범행 현장에 화이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화이는 석태로부터 살해 대상자를 직접 죽이라는 명령을 받는다. 갈등하는 화이. 화이는 진짜로 범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리고 석태는 어째서 그 남자를 죽이겠다고 나섰고, 왜 화이에게 그 임무를 맡긴 것일까.

 예고편이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이 영화에 관한 약간의 정보를 갖게 된 사람들은 보기에 불편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여진구가 열연한 화이가 처하게 되는 상황이나 화이가 보여주는 극단적인 감정 표출 때문에 어둡고 무거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사회를 마친 뒤 연출자 장 감독이나 김윤석, 조진웅, 장현성 등 배우들은 입을 모아 “어려운 영화, 무거운 영화가 아니다”고 강변했다.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선입관이나 편견을 우려한 것이다.

 그렇다. 실제 영화에서는 오히려 그런 부분은 간과하고 넘어가도 될 듯하다. 화이의 상황이나 감정은 ‘여진구가 내로라하는 연기파 대선배들 틈에서 전혀 꿇리지 않을 정도로 연기를 정말 잘한다’ 또는 ‘여진구의 눈빛 연기는 과연 이병헌의 후계자답다’ 정도로만 이해해도 될 듯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화이가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면서 품게 되는 감정의 폭발이 여진구의 호소력 있는 연기가 전부일뿐 기대와 달리 드라마적으로는 더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이의 상황이나 감정이 드라마적으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받아들인다면 이만한 오락영화, 액션영화는 없다. 주먹 싸움은 원빈(36)의 ‘아저씨’(감독 이정범)급이고, 칼 싸움은 김윤석이 하정우(35)와 공연한 ‘황해’(감독 나홍진) 수준이다. 총 싸움은 소지섭(36)의 ‘회사원’(감독 임상윤) 저리가라다. 이 모두를 한 데 모아놓았으니 얼마나 재미있고 호쾌하겠는가. 게다가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여진구가 주먹질, 칼질, 총질에 운전과 작전 설계까지 모두 다 잘해낸다.

 시사회에서 장 감독에게 누군가 물었다. “무엇을 말하려고 했나.”

 대신 답해주련다. 감독이 무엇을 주제로 삼으려고 했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팝콘과 콜라를 사들고 들어가 러닝타임 125분 동안 재미나고 신나게 즐기자. 어차피 화이의 감정선을 따라가도, 화이를 키운 다섯 아빠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도, 그다지 눈물이 흐르거나 마음 아픈 일은 없을테니까.

 단, 유혈낭자한 장면이 속출하므로 마음은 단단히 먹어야 한다.

 나우필름 파인하우스 필름 제작, 쇼박스 배급으로 10월9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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