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만 151종, 김태우 ‘메뚜기 생태 도감’

기사등록 2013/09/15 06:41:00 최종수정 2016/12/28 08:03:55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메뚜기 생태 도감 (김태우 지음/ 지오북 펴냄)

 귀뚜라미는 곤충 중에서도 메뚜기목(目)으로 분류한다. 방아깨비, 여치, 풀무치, 베짱이, 땅강아지, 삽사리 또한 모두 메뚜기목에 속한다. 얼핏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 같지만 서식장소나 먹이, 습성 등이 제각각이다. 생김새 역시 확연히 다르다.

 우리말 ‘메뚜기’는 ‘뫼(山)+뛰기(뚜기·도기)’에 어원을 두고 있다. 산에서 뛰는 벌레라는 의미로 간단히 해석할 수 있다. 인도의 드라비다어 ‘metti’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이는 과거 남부 아시아에서 농경문화를 주도했던 인도 농업 관련어의 일부가 우리나라에 넘어와 그대로 사용됐다는 견해다. 외래어인 버스(bus)를 그대로 빌려온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쨌든 메뚜기는 때론 친근한, 때론 공포의 대상으로 인간과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시골에서 방아깨비를 잡아다 방아 찧는 놀이를 하고 벼메뚜기를 잡아다 불에 구워먹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메뚜기떼가 마을을 휩쓸던 펄벅의 소설 ‘대지’의 한 장면도 있다. 아프리카나 중동 사막, 중국에서는 요즘도 메뚜기떼가 대량 발생해 지역을 초토화하는 일이 종종 보도된다.

 오천원권 지폐에서도 메뚜기를 볼 수 있다. 뒷면에 들어간 신사임당의 초충도에 메뚜기가 한 마리 숨어있다. 모기와 깔따구와 메뚜기의 특징을 한 데 모아놓은 것 같은 애매한 모습의 메뚜기가 수박, 맨드라미와 함께 보인다.

 ‘메뚜기 생태 도감’은 메뚜기목 곤충 가운데 한국에 서식하는 12과 151종의 정보를 담았다 헛갈릴 수 있는 성충과 애벌레, 암컷과 수컷을 분간할 수 있는 사진 1070여 컷이 함께 실려 있어 한 종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각 종을 식별할 수 있는 검색표와 함께 겉모습이 흡사해 사진 만으로 구분이 어려운 종은 미세한 분류키를 알려주는 그림을 활용하면 된다.

 여러 나라의 메뚜기 이름에 얽힌 유래를 비롯해 메뚜기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풍성하다. 메뚜기의 몸 색깔은 대체로 녹색과 갈색이 많은데 같은 종인데도 사는 환경에 따라 다른 색을 띠기도 한다. 천적을 피하는 다양한 방법과 메뚜기의 서식처, 식성, 울음소리, 짝짓기, 산란, 부화 등도 알려준다.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