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희, 이번에는 詩가 된다…김정수 극본·이관희 연출 '맏이'

기사등록 2013/09/11 17:41:08 최종수정 2016/12/28 08:02:56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이종원·장미희·진희경·김병세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JTBC가 감동과 재미를 버무린 가슴 따뜻한 드라마를 내놨다. 14일부터 토·일요일 밤 8시45분에 방송되는 주말극 ‘맏이’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일찍 부모를 여읜 오남매의 맏이가 동생들을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로 키워낸다는 내용이다. 1998년 방송된 MBC TV ‘육남매’의 2013년 버전이다.

 ‘육남매’를 연출한 이관희(57)가 메가폰을 잡았다.

 이 PD는 “1984년 ‘전원일기’로 연출을 시작했다. 그때 김정수 작가가 극본을 썼다. 이후 3년간 연출을 했는데, 돌이켜보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당시 김정수 작가가 써준 대본에 나오는 가족, 형제, 부모, 이웃, 나아가 국가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원일기’ 120편을 연출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때 공부한 게 30년 연출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PD는 “30년 만에 김정수 작가를 만나 ‘맏이’라는 드라마를 하면서 그때 느꼈던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남매’와 ‘맏이’에 대해서는 “‘육남매’는 1960년대 시점을 고정해놓고 매회 다른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단막극 형태다. ‘맏이’는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30년 세월을 그린다. 어떻게 보면 대하드라마지만, 대하드라마라는 표현은 하고 싶지 않다. 한 여자의 인생 역정을 30년 정도 그린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재희·윤정희·오윤아·조이진
 “내 나름대로 한 가족의 30년을 그린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볼만한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정수(64) 작가는 “주변에서 요즘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먹힐까 걱정을 많이 했다. 요즘같이 재밌고 빠른 드라마 속에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지적인데, 지금 이 시대에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만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감상 포인트도 짚어줬다. “현대적인 시가 많아도 서정시를 읽으면 마음이 가라앉고 아픔이 덜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나이에 느꼈던 믿음과 향수를 이 드라마를 통해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작가는 “‘맏이’는 고은 시인의 ‘만인보’에 나오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다. 여러분 모두의 고모, 할머니, 이모, 어머니 등 보잘것없어 보이는 소시민 인생의 소중함을 담아보려고 한다. 60년대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풀어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는 실패와 성공에 상관없이 우리 인생이 가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평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평범한 속에 들어있는 한 꺼풀 밑의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라며 “심심하지 않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서울=뉴시스】이관희 PD
 ‘이실’ 역의 장미희(55)는 “한 남자로부터 평생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지만,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리고 결혼생활도 모욕과 수치로 버무려진 역할이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묵묵히 시처럼 살아가는 여자”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드라마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서정시처럼 아름답고 곱다”고 짚었다. “요즘처럼 거칠고 강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드라마가 아니다. 격조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미희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나의 서투른 몸짓으로 시의 언어를 하는 여자, 시처럼 사는 여자, 요즘 보기 어려운 언어의 절제와 침묵과 내공으로 살아가는 여자를 표현하기가 부담스러웠다”며 “첫 촬영 나가기 전까지 떨기고 조심스럽고 긴장되고 그럼에도 역할이 매우 아름다워 혼자 감동했다”고 반겼다.

 오남매 중 맏이로 부모를 잃고 가장이 된 ‘김영선’ 역의 윤정희(33)는 “시대극이 생소하진 않지만 도움을 받고자 ‘육남매’를 다시 챙겨보고 있다”며 “내가 듣기로 고등학생부터 연기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 나름 동안을 유지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영선’의 아역은 유해정(13)이 책임진다.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어려운 점은, 아기를 업는 장면이다. 아기가 계속 울어, 달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렸다”며 깔깔거렸다.

【서울=뉴시스】김정수 극작가
 순수한 청년 ‘박순택’ 역을 맡은 재희(33)는 “오랜만에 대본을 마음 편하게 봤다. 배우가 대본을 마음 편하게 보는 게 흔하지 않다. 그런 작품을 만나는 것도 복인 것 같다. 아역 배우들이 연기를 매우 잘해 걱정이다. 성인들이 출연했을 때 시청률이 안 나오면 그것만큼 난처한 게 없다. 아역들에게 잘못을 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실’의 남편 ‘이상남’ 역의 김병세(51)는 “가슴 따뜻하고 뭉클한 드라마인데, 이상남은 짜증 나는 인물이다”면서 “그 시대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싶다. ‘상남’은 본처 ‘이실’을 두고 ‘은순’(진희경)이란 첩을 두고 있다. 국회의원을 목표로 살지만, 나름 다 이유가 있다”고 두둔했다.

 내연남인 ‘상남’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진희경(45)은 “내가 그다지 억척스럽지 않은데 억척스럽게 나온다. 일단 예기치 않는 액션 장면이 많다. 두들겨 맞기도 하고 애들을 구박하기도 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필터링 없이 그대로 쏟아낸다”고 알렸다.

 “대본을 받을 때마다 울컥한다. 따뜻한 정서가 담긴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마음이다.

 ‘맏이’에는 오남매 중 둘째 ‘김영란’ 역의 조이진(31), 셋째 ‘김영두’ 역의 강의식(25), ‘상남’ 집안의 집사인 ‘공창래’ 역의 이종원(44) 등이 나온다.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