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1977년 축의금과 부의금은 얼마 정도였을까?
29일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강진군 성전면에 살고 있는 김오동(76)씨의 일기장에는 결혼식 2000원, 장례식에는 3000원의 부조금을 낸 것으로 기록돼 있다.
80년대 들어서는 5000원을 냈으며, 가까운 사람이 사망했을 때 1만원을 냈다.
1988년 들어 거의 모든 축·부의금이 1만원대로 올랐으며 1991년 들어서는 대부분 2만원으로 2배 가량 뛰었다.
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3만원대가 나타났으며 96년 이후부터는 3만원이 보편화됐다. 2000년대 들어 종종 5만원을 낸 곳도 있지만 3만원이 대세였다.
김씨가 지난 37년간 써 온 일기장에는 이처럼 강진의 축·부의금 변천사가 기록돼 있다. 이 밖에도 당시의 신문과 뉴스에 보도된 주요 사건, 가족의 경조사, 곡물 수매 가격 등 40여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도 과거의 일을 확인할 때면 김씨의 일기부터 찾는다. 마을의 기억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강진군 박경석 기록연구사는 "김씨의 일기는 시골 농부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현대사의 변화 모습과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초 자료"라고 평가했다.
김씨의 일기장은 국가기록원 심의를 거쳐 오는 6월 중 수집 여부가 결정된다.
수집이 결정되면 최첨단 기록물 보존 및 복원처리시설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학술연구와 교육, 전시 등에 활용하게 된다.
강진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개인의 기록이 사장되지 않고 국가기록유산으로 영구히 보존될 수 있도록 국가기록원과 협의하는 등 민간 기록물 수집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가기록원에 수집된 민간기록은 총16만8993점이다.
gugg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