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진화' 신정락, '121구 패배'에서 또 배우다

기사등록 2013/05/27 12:18:04 최종수정 2016/12/28 07:31:09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사이드암 선발투수 신정락(26·LG 트윈스)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

 LG의 5선발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그는 121개의 공을 던지고 패전의 멍에를 썼던 지난 25일 잠실 SK전에서도 교훈을 얻었다.

 천안북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0년 LG에 입단한 신정락은 차세대 마무리투수로 관심을 모았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 1홀드 평균자책점 1.02를 기록하는데 그친 신정락은 지난해 고작 1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신정락은 2군에서 투구폼을 수정했다. 팔을 내리고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했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선발진에 합류한 신정락은 개막 이후 경기에 나서면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월4일 넥센전과 4월11일 NC전에서 각각 5⅔이닝 3실점(2자책점), 6⅔이닝 2실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신정락은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전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선보였다.

 그는 당시 5이닝 동안 롯데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롯데 타선에 볼넷 1개를 내준 것이 전부였다. 신정락은 데뷔후 첫 승을 품에 안았다.

 5월 들어 첫 경기에서 6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10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신정락은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5실점(3자책점)을 기록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경기 막판에 흔들리면서 5실점했지만 8회까지는 SK 타선에 3점만을 내주는 등 호투를 이어갔다. 당시 121개의 공을 던진 신정락은 삼진 7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1개만을 내주며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신정락이 긴 이닝을 던져준 덕분에 LG는 26일 SK전에서 불펜을 총동원할 수 있었다. 5명의 구원투수를 마운드에 올린 LG는 이들이 모두 무실점 피칭을 펼쳐 1-0 승리를 거뒀다.

 신정락은 "이전에는 전력피칭하는 투구폼이었다. 소위 쥐어짜서 던지는 느낌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느낌이 없다. 가볍게 던진다"고 밝혔다.

 점차 진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새로운 폼에 적응이 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뿐이다"며 "이전에 제구를 하기 위해 살살 던졌는데 이제 세게 던지면서 제구하는 요령이 생겼다. 힘쓰는 포인트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정락은 거의 완투패나 다름없었던 25일 SK전에서도 배운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이 아쉬웠다. 견제 실책을 한 것과 완투를 놓친 것이 가장 아쉽다"면서도 "120개를 던질 수 있다는 생각만 하다가 막상 던지고 나니 '진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코치님이 힘드냐며 더 던질 수 있겠냐고 물으셨다"고 말한 신정락은 "힘이 남아있어 던지겠다고 했다. 마지막에 손아귀에 힘이 떨어진 것 말고는 괜찮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올 시즌 6회에 유독 실점이 많았던 신정락은 25일 경기에서도 1-1로 맞선 6회 2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조인성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낸 신정락은 희생번트와 정근우의 진루타로 조인성을 3루까지 보냈고, 박재상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3루의 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다 두 차례 견제 실책으로 2명의 주자에게 모두 득점을 허용했다.

 신정락은 "견제를 하지 않으려다가 주자의 리드폭이 큰 것을 보고 급하게 던졌다. 급하게 하다보니 베이스를 안보고 주자를 보고 던져 송구가 정확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이제 견제를 하면 준비를 하고 해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낀 것이었다.

 투구수가 120개를 넘기는 했지만 8이닝을 넘게 책임졌다는 것은 투구수 관리가 어느 정도 됐다는 뜻이다.

 신정락은 "구석을 보고 유인구를 던지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제구가 좋았던 투수가 아닌만큼 유인구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는 "일단 스트라이크존에 넣겠다는 생각으로 던지는데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설정한다. 그래서 상대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한창 진화하고 있는 신정락의 올 시즌 목표는 아프지 않고 풀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신정락은 "부상과 제구력이 항상 문제였는데 이제 다 해결됐다. 지금처럼 아프지 않고 선발로 끝까지 시즌을 뛰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