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에는 온갖 맛있는 재료와 양념이 다 있다. 연기 인생을 내 스타일대로 잘 비벼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보겠다.”(정성모)
“사극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다. 옛 인물에 나라는 사람을 통해 다른 색깔을 입힌 것도 도전이다.”(송선미)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고마움이 많은 작품이 될 것 같다.” (고원희)
‘꽃들의 전쟁’에서 김현주(36)는 인조의 후궁이자 조선 최고의 요부 ‘소용 조씨’, 송선미(38)는 ‘세자빈 강씨’, 이덕화(61)는 ‘인조’, 정성모(57)는 ‘김자점’, 고원희(19)는 ‘장열왕후 조씨’를 열연하고 있다. 드라마 녹화현장인 전북 부안 영상테마파크에서 만난 이들은 “쉽지 않은 촬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덕화는 “사실 나 정도 되면 대충 건너뛰고 하는데 열심히 하는 스태프들이나 젊은 배우들을 보니 그렇게는 못하겠더라. 스태프들도 모두 지상파에서 했던 친구들이라 대충 찍을 줄 알았는데 너무 열심히 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청률은 신경 쓰지 않았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며 “내가 바라는 것은 사고 없이 촬영이 끝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회식을 자주 해야 한다. 얼굴 보고 만나야 서로에게 힘이 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라는 경험법칙이다.
이덕화는 다양한 정사 장면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후궁의 옷을 벗긴 뒤 붓을 이용한 에로틱한 신을 보여줬다. “솔직히 민망하긴 하다. 딸이 스물아홉이고 아들이 서른다섯이다. 그런 장면이 꼭 필요하느냐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또 하다 보니 재미있긴 하다. 내가 언제 이렇게 많은 여성을 거느려보겠나”라며 껄껄거렸다.
붓 장면은 자신이 설정했다. “감독에게 극중 역할을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로 가자고 했다.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표현하고 싶어서였다”며 “욕은 무지하게 얻어먹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현주와는 아주 점잖게 했다. 가까이 가보지도 못했다”며 아쉬워하는 기색이다.
정성모는 “‘김자점’은 결국 많은 적과 동침을 한다. 세자비 강씨, 소용 조씨 등이 김자점 손아귀에서 놀아나야 한다. 그러려면 무능하면 안 된다. 힘 있게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연기자들과 친해져야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서먹한 사람과 연기하면 힘들다. 서로 친해져야 연기가 잘 나온다. 자신의 고집만으로 하는 연기는 죽은 연기다. 상대방의 감정까지 알아야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송선미는 사극 적응이 끝났다는 마음이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았고 말투도 불편했는데 지금은 편하다. 다만 극중 역할이 생각보다 어렵다”고 토로했다. “학식과 곧은 성품을 표현해야 해서 대사를 할 때도 제약이 따르는 느낌이 든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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