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애완동물 박제 늘어…냉동 건조 등으로 생시의 모습 보존 주문

기사등록 2013/03/04 10:04:48 최종수정 2016/12/28 07:05:29
【슬레이터(미 미주리주)=AP/뉴시스】차의영 기자 = 가족처럼 사랑하던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이를 박제해서 영원히 보존하려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농장에서 자란 미주리의 박제사 앤서니 에디(64)는 고교 생물교사 출신으로 전통적인 야생동물 박제사에서 출발해 애완동물 전문 박제를 하고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축이나 애완동물에 너무 정을 주지 않는 법을 배웠지만 대개의 애완동물 주인들은 그렇지 않다.  최고 수천 달러를 들이고 1년 가까운 기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던 동물들을 생전의 모습으로 돌려받기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슬레이터 시내에 있는 에디의 '와일드라이프 스튜디오'에는 각양각색의 크기가 다른 고양이나 개의 박제들이 진열장과 마루를 메우고 있지만 일감은 계속 밀린다.  "손님들은 마치 친자식이 죽은 것처럼 애통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별히 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처럼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도저히 매장이나 화장을 못하겠다며 곁에 두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에디는 설명한다.  죽은 동물들은 손질을 한 뒤 1년 가까이 금속으로 된 냉동건조통 속에 보관한 다음 일일히 모양을 내고 다듬어서 주인의 품에 돌려주게 된다. 전국에 애완동물 박제를 하는 곳은 드물어서 보통 2개월 이상 대기가 필요하다. 주문에 따라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웅크리고 있는 모습 등 여러 가지 자세로 재생시킨다.  전국 박제사협회 스티브 월크 회장에 따르면 동물 박제사들 중에서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 박제를 하는 사람이 드문 이유는 고객들이 생전의 모습과 다른 느낌이나 미세한 실수, 약간의 차이를 못참는 경향 때문이라고 한다. 박제 자체는 요령만 터득하면 어려울 것이 없지만 까다로운 주문과 완성도 관련 시비가 걸림돌이다.  사슴 사냥을 하는 사람도 사슴의 정확한 모습이나 표정을 모르지만, 애완동물에 대해서는 주인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정교하게 박제해도 항상 '잘못된'부분이 있게 마련이라고 월크 회장은 말했다.  그래도 화장한 재가 담긴 항아리나 애완견 묘지의 구덩이보다는 생전의 모습을 곁에 두기 원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체중 10파운드(4.5㎏) 이하는 850달러, 그 이상은 450g당 40달러씩이 추가되는 등 비교적 높은 요금이며 거북이나 큰 뱀 등 특별 요금을 받는 동물도 박제해 준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도  박제를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마이애미대 심리학교수인 앨런 매코넬은 애완동물 주인의 상실감, 가족애와 소속감, 생명이 없는 물체에 대해서도 사랑을 느끼는 의인화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