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납품비리 꼼짝마 추적시스템 가동

기사등록 2013/02/14 17:08:36 최종수정 2016/12/28 07:00:44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은 14일 전남 영광군 홍농읍 영광원전에서 납품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원전 기자재 추적관리시스템' 구축 설명회를 개최했다. 한수원 관계자들이 휴대용 리더기를 이용해 재고 기자재들의 일련번호 등을 확인하고 있다.    guggy@newsis.com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14일 오후 전남 영광군 홍농면 영광원자력발전소 원전 자재창고 재고실.

 재고 기자재를 살피는 직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한 직원이 자재 표면에 부착된 QR코드에 휴대용 리더기를 갖다 대자 기자재 추적 모니터링에 해당 자재의 위치와 품질등급, 상태 등이 순식간에 표시됐다.

 기존에는 자재 번호만 적혀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이 창고에 재고 기자재가 얼마나 되는 지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QR코드를 부착한 뒤 재고 자재를 보다 체계적으로 식별해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기자재의 입고는 물론 폐기, 반출할 때도 휴대용 리더기를 통해 모든 이력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한 직원은 "외부로 나가는 기자재는 2~3중으로 휴대용 리더 등을 통해 감시와 감독을 받는다"며 "QR코드 등 추적시스템이 부착돼 반출된 기자재의 흐름까지도 추적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영광원전에서 반출되는 모든 기자재에는 추적 시스템이 부착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최근 납품과 관련한 일련의 비리 사건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원전기자재 추적관리 IT시스템'을 도입하고 본격적인 적용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전은 모든 기자재가 입고된 뒤부터 출고, 사용, 폐기 및 반출까지 투명한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5월 개발에 착수해 9개월만에 완성된 '원전기자재 추적관리시스템'은 최신의 RFID(무선인식)기술을 기반으로 기자재 표면에 QR코드와 식별표를 부착시켜 입고에서 폐기, 반출까지 모든 이력을 철저히 감시, 통제할 수 있다.

 한수원은 과거 현장에서 보관 중인 중고부품을 외부업체에 무단 반출하고 업체는 중고품을 도색해 신품으로 위장 납품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 시스템을 가동하면 수리를 위해 발전소 현장에 보관 중이거나 수리를 완료하고 설치 대기 중인 기자재에도 영구추적태그가 부착돼 외부 반출입이 철저히 통제된다고 밝혔다. 특히 자재관리부서는 매월 기자재 재고실사를 실시해야 해 무단 반출이 사실상 힘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기존에는 현장에서 보관 중이던 외국 업체의 밀봉유니트가 제품매뉴얼과 함께 외부업체에 무단 반출돼 업체가 이를 기초로 복제품을 생산 납품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외부 반출 모든 기자재는 반출입 승인 및 반출입통제관리시스템으로 이력관리를 하도록 개선했다.

 아울러 현장 보관 중인 비상디젤발전기 전자회로 기판을 업체에 무단 반출하고 업체가 신품으로 위장 납품하던 사례도 '기자재추적관리시스템'과 '전자회로기판 정비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한수원은 그 동안 독립적으로 운영해 왔던 자재관리시스템 및 정비 관리시스템, 일반폐기물관리시스템, 기자재반출입통제관리시스템 등을 서로 연계해 공통망을 구축함으로써 합리적인 원전기자재 관리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기자재의 입고부터 반출까지 이어지는 모든 단계의 자재흐름을 손쉽게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돼 완벽한 기자재 토탈 라이프 사이클(Total Life Cycle)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며 "투명하고 철저한 자재업무 관리로 그 간 문제된 납품비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ugg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