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승인 베어링 쇠구슬 박스갈이로 둔갑 납품

기사등록 2013/01/02 18:03:01 최종수정 2016/12/28 06:48:45
【창원=뉴시스】강승우 기자 = 경남 밀양의 삼경오토텍에서 제조한 미승인 베어링용 강구(쇠구슬)가 국내 초정밀 강구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업체인 경남 창원의 ㈜케이비알에서 생산한 것으로 둔갑돼 거래처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에 납품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천문학적인 수량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예상돼 엄청난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일 오후 (주)케이비알 노조가 이와 관련해 공장 입구에 내걸은 현수막.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은 울산의 현대자동차, 창원의 한국지엠 등 자동차 생산업체 등에 베어링 등 관련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ksw@newsis.com
천문학적인 수량,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예상

【창원=뉴시스】박오주 강승우 기자 = 미승인 베어링용 강구(쇠구슬)가 국내 초정밀 강구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업체에서 생산한 것으로 둔갑, 거래처에 납품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베어링은 '기계의 쌀'로 불리며 자동차 부품뿐만 아니라 산업 기계 대부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실제 엄청난 양의 미승인 베어링용 강구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2일 경남 창원의 ㈜케이비알 노조 등에 따르면 밀양의 ㈜삼경오토텍에서 자체 제조한 미승인 볼베어링용 강구의 완제품 및 반제품이 박스갈이를 통해 원청회사의 승인을 얻은 케이비알 제품으로 둔갑됐다. 케이비알은 또 이들 제품을 거래처인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으로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비알은 초정밀 볼베어링용 강구와 테이퍼롤러 전문 생산업체로 국내 초정밀 강구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비알 노조는 "문제는 삼경오토텍에서 만든 일명 '짝퉁' 볼베어링용 강구가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으로부터 PPAP 승인이나 4M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데 있다"며 "이는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셰플러 측의 승인을 득하기 위해서는 양산부품 승인절차인 PPAP 승인이나 4M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미승인 강구가 원청회사인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으로 계속해서 납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PPAP(Production Part Approval Process·양산부품 승인절차)는 자동차 부품회사가 개발된 부품에 대해 모(母)기업에 양산 전 타당성 승인을 받는 절차를 말하며 이는 협력업체의 부품 품질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주 품질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또 4M이란 양산 부품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Man(인원관리) ▲Machine(설비, 장비관리) ▲Material(재료관리) ▲Method(작업방법의 관리) 사항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이중 변경 사항이 있으면 반드시 원청회사에 통보해야 한다.

【창원=뉴시스】강승우 기자 = 경남 밀양의 삼경오토텍에서 제조한 미승인 베어링용 강구(쇠구슬)가 국내 초정밀 강구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업체인 경남 창원의 ㈜케이비알에서 생산한 것으로 둔갑돼 거래처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에 납품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천문학적인 수량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예상돼 엄청난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일 오후 (주)케이비알 노조가 이와 관련해 공장 입구에 내걸은 현수막.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은 울산의 현대자동차, 창원의 한국지엠 등 자동차 생산업체 등에 베어링 등 관련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ksw@newsis.com
 하지만 실제 뉴시스 취재결과 지난해 11월부터 공장을 가동한 삼경오토텍은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으로부터 제품 품질과 관련한 PPAP 승인 등 관련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비알 노조 관계자는 "이 같은 박스갈이 된 짝퉁 베어링 강구 제품이 하루 평균 적게는 50만개에서 많게는 100만개 이상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최소 10개월간 납품됐다"며 "실제 천문학적인 수량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비알로부터 박스갈이 강구를 납품받는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은 울산의 현대자동차, 창원의 한국지엠 등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 등에 납품하고 있어 향후 엄청난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 관계자는 "케이비알에서 생산된 제품에 한해서 납품받고 있다. 4M 승인이나 PPAP 승인된 제품 외에는 취급하지 않는다"면서도 "삼경오토텍 제품은 셰플러코리아 전주공장에서 해외수출용 제품만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케이비알 대표는 "현재 삼경오토텍과는 OEM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제작·납품받고 있어 문제될 것은 없다. 제품 품질에 대한 보증은 케이비알에서 모두 책임지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용으로는 삼경오토텍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셰플러코리아 창원공장으로부터 지난해 11월부터 승인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일부 승인받지 못한 품목들이 있다"며 "조만간 이와 관련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oo4829@newsis.com
 ks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