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디너쇼, 후끈 '카르멘 모타의 푸에고'

기사등록 2012/12/22 14:51:24 최종수정 2016/12/28 01:44:18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관능, 현란, 정열로 표현되는 집시의 춤 '플라멩코'가 겨울 밤을 녹이고 있다.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서울의 워커힐 시어터에서 디너쇼로 공연 중인 '카르멘 모타의 푸에고'다.

 카르멘 모타(79)는 '플라멩코의 국보'라 칭송 받는 스페인 안무가다. 7세 때 플라멩코를 시작한 스타 무용수 출신으로 197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카르멘 모타 컴퍼니를 창단, 세계를 무대로 플라멩코의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플라멩코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집시들이 슬픔을 잊기 위해 매일 밤 연 축제에서 시작됐다. '유럽의 이방인'으로 여겨지며 유럽 각지를 떠돌며 억압 받고 괄시 당하던 집시들이 한과 고통의 정서를 오히려 밝고 경쾌하게 승화시키려 한 역설의 몸부림이다. 

 모타는 바로 이 전통 플라멩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식 화려한 무대 연출, 조명, 음악 등을 접목한 10여 편의 공연들을 선보이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대표작이 푸에고다. 2002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이 공연은 한국에서는 2005년 예술의전당, 2008, 2009년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려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디너쇼로 펼쳐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타로서도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자리였지만 흔쾌히 허락했다. 모타는 "내한할 때마다 한국인들의 친절함과 예술에 대한 애정에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타는 지난 5월 신작 '알마'의 해외 초연을 위해 내한했다.

 공연 전 60분 동안 '그린샐러드를 곁들인 스페인산 최상급 하몽과 모차렐라 치즈', '스패니시 야채 크림수프', '산딸기 셔벗', '소고기 안심구이와 버섯 파에야', '바닐라 레드벨벳 케이크와 과일 쿨리' 등 스페인 전통음식들이 5코스 요리로 제공된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뜻하는 '푸에고'라는 이름 그대로 타오르는 불꽃처럼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다. 특히 전통과 현대가 만나 새로운 조화를 이뤄내는 작품인 만큼 누구나 플라멩코의 정열 속으로 푹 빠져들 것이다"는 모타의 호언처럼 푸에고는 1부에서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을 접목한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플라멩코 쇼로 눈과 귀를 현혹한다. 2부에서는 선술집을 무대로 기타, 카혼의 라이브 연주와 집시의 노래 '칸테'를 배경삼아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남녀들이 벌이는 축제를 통해 전통적 플라멩코를 펼쳐 보이며 마음마저 사로잡는다. "앙코르"과 "브라보"를 외치는 소리와 우레같은 박수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110분(인터미션 20분 포함)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2부 후반부에 하얀 정장차림의 남성 무용수가 발소리와 손뼉소리로 5분 이상 선보이는 솔로 무대는 스포트 조명 속에서 움직일 때마다 흩뿌려지는 땀방울 개수만큼 관객들을 하나 둘 몰입시키며 적잖은 비용(26만6000원)을 들여 이 디너쇼를 찾은 관객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방한 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초연하며 5000여 러시아인들을 열광시킨 오리지널 팀의 명성과 실력 그대로다.

 열 살 이상 젊어보일 정도로 당당하고 카랑카랑한 모타는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특별히 없지만 굳이 말한다면 삶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면서 "내년에 러시아에서 '알마'를 초연하면서 세계투어를 할 때 다시 한 번 한국을 찾고 싶다"고 전했다.

 '카르멘 모타의 푸에코 디너쇼'는 22, 23일 이틀 남았다. 02-45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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