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공무원 쌈짓돈 된 자치구 '풀(Pool)예산'

기사등록 2012/11/28 14:09:01 최종수정 2016/12/28 01:37:22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광주 서구의 '풀(Pool·기간운영공통경비)예산'이 특정 간부공무원의 쌈짓돈이 되는 등 원칙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지출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예산과 달리 예기치 못한 행정수요나 돌발상황 발생시 사용토록 하는 일종의 여유자금으로 서구는 매년 1억원 이상의 '풀예산'을 편성해 오고 있다.  '풀예산'은 특정부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본청 또는 동주민센터의 사무관리 또는 국내여비 등에 지출되고 있다.  이 예산의 사용은 구청장이나 부구청장의 별도 결재없이 특정 간부공무원의 전결처리만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연의 취지와는 달리 '풀예산'이 선심성·낭비적 요소에 지출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구의회 김수영 의원(기획총무위원)은 이날 오전 제213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관련 사례를 지적하며 문제점의 시정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올해 풀예산 집행내역중 의자나 책상 구입만 750만원이나 된다"며 "이 가운데는 특정 간부공무원을 포함해 실·과장 의자가 3개나 된다"고 말했다.  또 "본예산과 결산추경이 끝난지 불과 며칠만에 풀예산으로 의자와 탁자를 구입했고, 내년도 본예산 편성이 한창인 최근에도 620만원 상당의 냉난방기를 구입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말만 되면 유난히 풀비 쓰임이 집중된다"며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사이 자산취득비만 3000만원이 지출됐고, 올해 역시 10월과 11월 두 달도 채 안된 시점에 2000만원 가까이 지출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7월20일 구청 인사발령이 있기 바로 전날 520여만원의 풀예산이 한꺼번에 집행됐다"며 "이는 풀비가 (특정 간부공무원에 의해)인심 쓰듯 집행되고 있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풀예산'이 특정 부서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그는 "해당 예산을 13번이나 쓴 부서가 있는 반면, 단 한차례도 쓰지 않은 부서도 있는 등 풀예산이 몇몇 실과로 편중·지원되고 있는 점은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매년 1억원이 넘는 풀예산이 구청장과 부구청장 결재도 없이 집행되고 있는 등 구조적으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긴급한 상황에 사용돼야 할 이 예산이 원칙없이 사용되는 것도 모자라 특정 간부공무원의 전결하에 개인 쌈짓돈처럼 쓰여지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구의 한 공무원은 "전결권자가 자신과의 친밀도 여부에 따라 '풀예산'을 부서나 동주민센터에 집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형평과 목적에 맞게 정확히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련 부서 간부공무원은 "쌈짓돈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며 "불요불급한 부문이 아닌 꼭 필요한 곳에 해당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persevere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