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2012]"추워서 안되겠네", 女비치발리볼 '비키니 Bye Bye'

기사등록 2012/07/29 10:33:53 최종수정 2016/12/28 01:01:53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런던의 추운 날씨가 2012런던올림픽 여자 비치발리볼 선수들의 '비키니' 유니폼에 변화를 일으켰다.

 AP통신은 29일(한국시간) 미국의 케리 월시(34)와 미스티 메이 트리너(35)가 런던올림픽 여자 비치발리볼 조별예선 C조 호주와의 경기에 긴 팔 티셔츠를 입고 출전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호주의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28일 오후 11시에 열렸다. 2004아테네올림픽과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2연패를 기록한 미국팀은 이날 짙은 남색 긴팔 티셔츠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추운 날씨 때문이다.

 비치발리볼 경기가 야간에 펼쳐지는 것은 올림픽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자정이 다 된 시간에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기온이 뚝 떨어진다. AP통신에 따르면 경기가 진행될 당시 현지 온도는 약 17도였다.

 미국의 상대팀이었던 호주 역시 비키니를 입지 않았다. 호주대표팀의 나탈리 쿡(37)과 탐신 힌치리(32)는 흰색 긴팔 티셔츠에 검정색 타이즈를 입고 출전했다.

 런던올림픽 여자 비치발리볼의 '비키니' 착용 논란은 이미 대회 시작 전부터 이어져왔다. 런던의 쌀쌀한 날씨 탓에 선수들이 보온을 위한 의류를 착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힌치리는 "워낙 격렬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우리는 근육을 따뜻하게 유지해야한다"며 "(긴 소매와 타이즈를 입더라도)비치발리볼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분위기는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LOCOG)는 약 100경기가 치러지는 비치발리볼에 약 50만명 정도의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비키니 외에 다른 복장을 추가로 착용하면서 대회 흥행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비치발리볼은 올림픽에서 가장 빠르게 인기를 얻은 종목 중 하나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는 엄청난 관중을 불러들였다.

 비치발리볼의 흥행 요인에는 사실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인 비키니의 역할이 지대했다.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이를 비판하는 의견들도 많지만 단 4차례 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 신생 종목은 단기간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비치발리볼 선수들은 복장 규정에 따라 둘도 나뉘어진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 단 여자 선수들은 기온이 떨어졌을 시 보온을 위해 몸에 달라붙는 타이즈나 긴팔 티셔츠를 입을 수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또 문화적인 요인 등에 의해 티셔츠 착용을 요구하는 선수에 한해 추가 복장을 허용하고 있다.

 수영복이나 몸에 달라붙는 복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모래 때문이다. 비치발리볼은 모래 위에서 경기를 치른다. 격렬하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모래가 옷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몸에 최대한 밀착되는 복장을 고수한다.

 또 대부분 낮에 열리는 비치발리볼의 특성상 따뜻하게 데워진 모래가 선수들의 피부와 접촉하며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준 다는 것이 선수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런던올림픽과 같이 야간에 진행되는 대회에서는 이러한 이유가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비키니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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