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 속의 北 리영호 해임…일부에선 숙청설 제기

기사등록 2012/07/16 17:15:35 최종수정 2016/12/28 00:58:18
【서울=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북한 새 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의 핵심 멘토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온 리영호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의 갑작스런 해임 보도는 온통 미스테리 속에 쌓여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북한 권력의 핵심부에 자리잡았던 리영호의 실각은 북한 권력 구조에 큰 파장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총참모장의 해임이 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전했지만 그는 최근까지만 해도 건강한 모습을 보였었다. 이때문에 북한 관측통들은 김정은이 자신의 스타일로 북한을 통치하기 위해 리 총참모장을 숙청한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1주일 전 리영호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까지도 김정은과 리영호 사이에 불화의 조짐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었다.  줃앙통신은 리 총참모장에 대한 해임 결정이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내려졌다고 말했지만 리영호의 후임이 누구인지, 또 리영호의 현 상태와 앞으로 그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국제위기그룹(ISG)의 북한 전문가 대니얼 핑크스턴은 리영호는 최근까지도 매우 건강했다면서 그가 건강 문제로 해임됐다는 것에 의문을 표했다. 핑크스턴은 리가 건강 문제로 해임된 것이 아니라 누구든 김정은에 도전하려는 자는 숙청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숙청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영호가 김정은에 도전하려 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어떤 일도 찾아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리영호의 해임 소식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과 다른 일련의 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터져나왔다. 북한 국영 TV는 최근 김정은이 부인으로 추측되는 신원 미상의 여성과 함께 음악 콘서트를 관람하고 유치원을 방문하는 모습을 잇따라 방영했다. 이 여성의 신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성을 동행하고 공개행사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론 김정은의 움직임이 TV를 통해 공개되는 것도 아버지 김정일 때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리영호의 해임은 그가 경쟁자이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났음을 의미한다고 동국대학의 고유환 교수는 말했다. 고 교수는 리영호가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지명됐지만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한 후에는 최룡해가 2인자의 자리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북한군 총참모장의 해임은 선군정치를 앞세우는 북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세운 선군정치를 이어받는다고 밝혔지만 지난 4월 경제적 배경을 갖춘 젊은 관리들을 핵심 보직에 승진시켜 북한 경제 구축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세종연구소의 홍현익 연구원은 앞으로 수 주 내에 더 많은 원로 관리들이 추가로 해임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북한의 세대 교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의 존 딜러리 교수는 "리영호가 해임된 이유가 무엇이든 앞으로 북한 군과 민간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든가 김정은이 군을 통제하려 들 것이라고 추측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리영호가 강력한 권한을 가졌던 것은 맞지만 그는 너무 늦게 권력의 핵심에 도달했다. 그는 결국 과도기적인 인물이었고 이제 그의 역할은 끝났다"고 덧붙였다.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