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학사장교, 사상 첫 간호장교 탄생

기사등록 2012/06/27 16:42:02 최종수정 2016/12/28 00:52:48
【진주=뉴시스】김영신 기자 = 26일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제128기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신연호(26·연세대 간호학과)·한보연(24·여·관동대 간호학과) 소위가 간호장교로 임용돼 공군 학사장교로서 사상 첫 간호장교가 탄생했다. 사진은 한보연 소위와 그 가족들.(사진=공군교육사령부 제공)   photo@newsis.com  
【진주=뉴시스】김영신 기자 = 26일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제128기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공군 학사장교로서 사상 첫 간호장교가 탄생했다.

 신연호(26·연세대학교 간호학과)·한보연(24·여·관동대학교 간호학과) 소위가 그 주인공.

 공군은 그동안 간호사관학교를 통해서만 장교를 충원해 왔으나 국방부의 '2012~2016 군 의료체계 개선계획'에 따라 전문 간호인력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자 이번 임관식부터 간호장교를 배출하게 된 것.

 이들은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만큼 별도의 특기교육 없이 각각 계룡대지구병원과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으로 배치돼 전투형 군대 육성의 핵심인 장병의 건강을 책임지게 된다.

 이들은 "'최초'라는 말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최초의 공군 학사사관 간호장교로서 큰 자부심을 지니고 맡은 임무수행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위로 임관한 524명 중에는 비행훈련 중 순직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군 조종장교의 길을 걷는 등 색다른 이력의 소유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정우현(23·조종) 소위는 지난 1993년 야간비행훈련 중 사고로 순직한 아버지 정재남(공사 34기) 소령의 뒤를 이어 전투 조종사의 길을 걷게 됐다.

 전투 조종사가 되고자 본격적인 비행훈련을 앞둔 정 소위는 "아버지가 그렇게 하셨듯이 빨간 마후라는 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제 아버지가 남겨주신 애국심이라는 유산을 물려받아 조국 하늘을 내 손으로 지켜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주=뉴시스】김영신 기자 = 26일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제128기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야간비행훈련 중 사고로 순직한 아버지를 뒤를 이어 전투 조종사의 길을 걷게 된 정우현(23·조종) 소위.(사진=공군교육사령부 제공)   photo@newsis.com
 임환주(28·조종) 소위는 공군 전투 조종사가 되고자 세 번째 군번을 부여받은 인물.

 2005년 기갑특기 병사로 경기도 연천 26기계화보병사단에서 K-1전차 조종수로 복무. 2007년 전역하고서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에 근무했으나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0년 공군 부사관(유도무기 정비사)으로 임관했다.

 근무 중 우연히 블랙 이글스의 에어쇼를 관람하면서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키워 온 임 소위는 선배 전우들과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조종장교에 도전, 자랑스러운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임 소위는 "세 번째 군 복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최고의 전투 조종사가 돼 빨간 마후라를 목에 매는 영광을 얻고 싶다"면서 "두 번이나 남편을 믿고 기다려 준 아내와 이제 100일이 지난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가장이 되고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이 있어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데도 자원입대해 주위의 본보기가 된 인물들도 있다.

 김기환(25) 소위는 한국과 미국, 양국 국적을 모두 보유한 이중국적자로 유년시절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냈지만 항상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에 망설임 없이 공군 장교로 자원입대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김 소위 아버지 김상목(50·학사 86기)씨와 할아버지 김진호(78·학사 37기)씨 모두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김 소위에게 공군 장교 지원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진주=뉴시스】김영신 기자 = 26일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제128기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데도 자원입대해 주위의 본보기가 된 김기환 소위.(사진=공군교육사령부 제공)   photo@newsis.com
 김 소위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후배 공군 장교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군 생활 포부를 밝혔다.

 이지우(26) 소위 역시 아버지가 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일 때 태어난 이중 국적자. 모국인 대한민국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는 생각에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외교·안보)을 시작했다.

 군 복무를 위해 공군 장교의 길을 선택한 이 소위는 "국외에서 배운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공군과 국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우송(24) 소위는 초등학교 졸업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 시민권을 얻은 인물. 한국인이 단 한 명도 없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노우송'이라는 한글 이름만을 사용할 만큼 애국심이 투철했고 대학졸업과 동시에 군 입대를 자원했다.

 노 소위는 "아들의 군복 입은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이던 어머니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된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며 "다시 태어나도 대한민국 공군 장교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ky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