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타오르는 영혼 '카르멘 모타의 알마'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플라멩코의 전설이자 최고의 무용수인 카르멘 모타(79)의 최신작이다.
다섯 번째 내한이고 이전 내한작인 '푸에고' 이후 3년 만이다. 스페인 현지 공연 이후 해외공연으로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몸의 원초적인 에너지를 사용하는 플라멩코'로 나이와 국적을 초월한 모두의 공감대인 '삶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안무는 모타와 그녀의 아들인 호아킨 마르셀로(47)가 담당했다. 2011년 내한공연한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의 예술감독 안토니오 나하로가 객원안무가로 참여해 한층 더 높아진 예술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모타는 23일 "플라멩코는 에너지와 열정을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는 장르"라며 "집시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플라멩코는 자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집시들이 시작한 춤이기에 관객 예절도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 자신이 감명깊게 느낀 부분에서 언제든 박수를 쳐도 공연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 국악의 판소리에서 고수가 추임새를 넣으며 소리꾼의 노래를 받쳐주는 것처럼 관객들은 '올레', '브라보' 등의 환호로 공연의 흥을 돋울 수 있다.
1막의 '카프리초 에스파뇰'(스페인의 변덕스러움)과 2막의 '아이레스'(분위기), '재징'(JAZZING) 등을 눈여겨 볼 만 하다. 모타가 안무한 '카프리초 에스파뇰'은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음악이 바탕이다. 순수한 정통 플라멩코 춤사위에 현대적인 면을 더한 작품이다. 여성 무용수의 치마 밑단 사이로 언뜻 보이는 발에서 나오는 경쾌한 동작과 절도있고 직선적인 손동작이 인상적이다.
파워풀하며 활력이 넘치는 '아이레스'와 '재징'은 안토니오 나하로가 안무를 짰다. '아이레스'는 스페인 포크의 감정이 잘 녹아 있어 시각적으로 화려하며 감성을 자극하는 리드미컬한 안무가 첫 부분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재징'은 의자와 캐스터네츠를 소품으로 사용해 현대무용과 플라멩코를 고풍스럽게 조화시켰다. 재즈를 바탕으로 리드미컬한 스페인 무용과 플라멩코 안무를 배치했다.
마르셀로는 "내가 춤과 안무를 한다고 하니 부모의 반대가 굉장히 심했다. 음악을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춤을 춘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나 스스로 점점 춤에 이끌리는 것을 느꼈고 열정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 하지만 처음부터 안무가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무를 연구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음악의 느낌을 물어본다. 선곡은 어머니가 해주지만 그 다음부터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물어본 후 그 느낌을 바탕으로 안무를 구성한다"고 전했다. "(청각장애 탓에 균형을 잡기가 힘든데) 어렸을 때부터 배운 무술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이소룡의 무술을 따라하기도 했고 태권도도 조금 배워봤다"고 귀띔했다.
23~24일 오후 8시, 25일 오후 4·8시, 26일 오후 3·7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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