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돌아온 이들은 김선우와 서재응이다.
고려대 재학 중인 1997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합류한 김선우는 6시즌 간 13승1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한 뒤 2008년 국내로 복귀했다.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은 아니었지만 2005년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쿠어스필드'에서 배리 본즈가 버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4피안타 완봉승을 챙기면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KIA 타이거즈의 서재응 역시 비슷한 시기에 활약한 메이저리거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컨트롤 아티스트'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뉴욕 메츠 시절인 2003년에는 9승(12패)을 챙겨 주축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2008년 당시 두 선수의 한국행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면 박찬호와 김병현은 힘겹게 합류한 케이스다.
박찬호는 김선우, 서재응과는 달리 '1999년 1월1일 이전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복귀시 반드시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에 묶여 국내행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박찬호가 은퇴 전 마지막 무대로 고향팀 한화 입단을 희망했고 나머지 7개 구단 역시 찬호가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 지난해 말 특례를 허용하면서 길이 열렸다. 팬들에겐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박찬호의 투구를 직접 볼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김병현은 솟아오르는 업슛과 크게 휘어져 들어오는 슬라이더로 메이저리그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선수다. 2001년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주전 마무리 투수로 뛰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끼었고 2004년에는 보스턴으로 옮겨 동양인 최초 양대 리그 월드시리즈 제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부진과 부상 등으로 2007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자취를 감춘 김병현은 넥센의 끈질긴 제안을 만류하고 독립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미국 재진출 루머까지 나돌면서 김병현의 한국행은 잠시 잊혀졌다.
그러나 넥센이 김병현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하면서 새로운 도전과 맞닥뜨리게 됐다.
메이저리그들의 재회는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 전선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박찬호-김병현, 서재응-김병현, 박찬호-김선우 등의 선발 맞대결은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충분한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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