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유적, 껴묻거리…구·신석기 멋진 유물 1100개

기사등록 2011/12/12 18:15:22 최종수정 2016/12/27 23:10:43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새 단장한 선사 고대관 구석기실과 신석기실을 13일 공개한다. 약 1100점에 이르는 유물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새로 전시되는 유물만 600여점에 이른다.

 구석기실은 약 4만년을 전후로 이뤄지는 '이른 시기의 대형 석기'와 '늦은 시기 소형 석기'로 전시공간을 구분했다. 한반도 전역에서 출토된 주먹도끼·주먹찌르개 50여점과 대구 월성 유적에서 출토된 작은 돌날 400여점을 갖췄다. 

 일본 고유의 석기로 추정되는 등손잡이칼(임실 하가 유적), 안료로 추정되는 철석영(장흥 신북 유적)과 흑연(남양주 호평 유적), 신석기시대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각종 간석기와 화살촉들을 새롭게 전시한다. 

 경기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1978년 처음으로 주먹도끼가 발굴되면서 주먹도끼 발굴의 물꼬를 텄다. 이후 한반도 전역에서 주먹도끼가 발굴되며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중 면적대비 주먹도끼 출토율이 높은 나라가 됐다. 구석기실의 주먹도끼, 주먹찌르개 등 51종은 한반도 전역에서 발굴된 토기들을 한 데 모은 것이다. 경북 안동 마애리 유적과 서울 고덕동 유적 그리고 평양 검은모루 유적에서 처음 발견된 주먹도끼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으로 볼 수 있는 평양 검은모루 유적의 주먹도끼는 국보로 지정되기도 했다.

 구석기 시대 충북 청원 만수리 유적은 2006년부터 2007년에 걸쳐 14개 지점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주먹도끼, 주먹도끼의 끝부분을 날카롭게 만든 주먹찌르개 등 이른 시기 유물 1만여점이 발견됐다. 한반도 중부에서는 보기 드문 구석기 시대에 형성된 고토양층이 최대 13m까지 발달해 있다. 빙하기와 간빙기의 반복으로 형성된 토양 쐐기도 6매나 발견돼 구석기 시대 자연환경의 변화와 인간의 활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대구 월성동 유적은 대구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구석기 시대 한데유적이다. 2006년 발굴조사를 통해 망치돌, 몸돌, 부스러기 등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있는 장소들이 발견됐다. 전남 장흥 신북 유적은 구석기 시대 늦은 시기 유적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출토 유물수 역시 최다다. 작은돌날, 슴베찌르개, 철석영, 여러 가지 갈린 석기 등 3만점이 넘는 유물이 출토됐다. 간석기를 만드는 기술이 구석기 시대 말부터 서서히 진전됐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석기실은 '수렵·어로·채집과 농사', '한반도 각 지역의 토기', '정신세계와 예술'로 공간이 크게 구분된다. 이른 시기부터 바다 자원을 적극 활용한 신석기시대 어로 문화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높이 3m에 달하는 부산 동삼동 유적 조개무지 토층, 고래잡이의 증거로 여겨지고 있는 작살 꽂힌 고래 뼈, 창녕 비봉리에서 출토된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배와 노 등을 선보인다.

 부산 가덕도 유적은 부산 서남단 가덕도에서 발견된 유적이다. 신석기 시대 이른 시기에 해당하는 최대 무덤군이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두 차례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신석기 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무덤이 48기 확인되고 인골과 껴묻거리 역시 대부분 양호한 상태로 발견돼 당시 사회문화상을 밝힐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인골은 굽혀묻기 비율이 높다. 무릎을 'V'자 모양으로 뒤로 꺽거나 앞으로 곧추세워 상체와 11자가 되도록 했다. 인골 주변 혹은 위에서 토기, 조개팔찌, 붉은 안료 등이 발견됐다.

 창녕 비봉리 유적은 2000년대 들어와 신석기시대 연구의 최대 수확이다. 최초, 최고, 최다의 유물·유구들이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각종 식물과 동물 뼈, 조개껍질 뿐 아니라 멧돼지 그림이 그려진 토기 편, 통나무 배 두 척, 망태기 등이 다량 발견됐다. 두 척의 배 중 1호는 200년이 된 소나무로 만든 것으로 기원전 약 600년께로 측정돼 현재 세계적으로 아주 오래된 배다.

 한반도 각 지역에서 출토된 신석기시대 토기 70여점을 함께 전시해 다양한 형태와 문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부산 가덕도 유적의 41호 인골, 신석기인의 웃는 얼굴이 표현된 울진 죽변 유적의 토기 등 최신 발굴 유물 등이다.

 선사고대관 유물들은 스마트폰 앱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유물 사진을 클릭하면 영상을 보면서 전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