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무예유산 택견, 40년 고수 정경화씨 감회

기사등록 2011/11/28 13:44:00 최종수정 2016/12/27 23:06:27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한국의 전통 무예인 택견이 인도네시아 발리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28일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됐다. 무예로서는 최초다.

 중요무형문화재 76호 택견 예능보유자인 정경화(57)씨는 "우리나라에는 900여개나 되는 많은 무예가 있다. 종교보다 더 많을 정도로 무예가 활성화돼 있지만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는 택견 뿐"이라면서 "택견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택견은 흐느적거리는 율동적인 동작으로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는 기술이 특징이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다양한 공격과 수비 기술을 선보인다. 고구려 시대 고분벽화를 비롯해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 기록으로 남겨져 전해질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1976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정씨는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는 스포츠화 되면서 룰에 제약을 받다보니 본래의 성격이 퇴색했다"면서 "택견은 무예라는 큰 틀에서 발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예 안에서 스포츠적인 성격을 살리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룰에 제약을 받게 되면 일부 기술 등이 중심이 되면서 택견 고유의 모습이 사라질 수 있다."

 물론, 태권도와 공동발전을 바란다. "전통무예의 뿌리인 택견을 지켜나가면서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도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마음이다.

 1995년 인간문화재가 된 정씨는 40년 가까이 택견을 해왔다. "택견은 부드러운 몸놀림 속에서 기본적으로 품밟기, 활갯짓, 발길로 구성돼 있다. 궁실거리고 능청거리는 몸짓 속에서 공격과 방어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무예이며 나이에 관계없이 할 수 있어 생명력이 길다"고 짚었다.

 50여명의 공식 이수자가 있으며, 한국전통택견협회와 택견전수관이 택견의 전승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씨는 충북 충주 호암동 택견전수관 관장이기도 하다.

 "택견전수관에서는 2003년부터 무형문화재 전수자를 대상으로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정기교육을 하고 있다. 예능보유자와 교육보조자로부터 교육을 받은 뒤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 전수관의 교육보조자가 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전했다.

 "택견이 세계 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단계에 오게 됐다"며 "무형유산은 한 번 맥이 끊기면 복원하기 어려운데 정부의 지원은 열악한 상황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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