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꽃비 "동성애, 내게는 불쌍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사등록 2011/11/21 06:11:00
최종수정 2016/12/27 23:04:13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창피해'의 배우 김꽃비가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mc@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영화배우 김꽃비(26)가 사랑에 빠졌다. 상대는 탤런트 김효진(27)이다. 여자라서 사랑한 게 아니라 사랑하다 보니 여자였다.
물론 영화 '창피해' 속에서의 사랑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김꽃비도 동성간의 사랑에 대해 관대하다. 동정도, 1회성 관심도 아닌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듯 하다.
"지금 우리 사회 분위기상 동성애를 어떻게 그려도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미화하면 그들의 삶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을 심어줄 수 없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나쁜 인식이 아직 남아있다.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면 어느 순간 동성들의 사랑을 나쁘게 그리거나 미화시켜도 상관이 없다"는 판단이다.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창피해'의 배우 김꽃비가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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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어떻게 그려도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로 조금씩 그들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했을 때도 반응이 호불호로 갈렸다고 하더라. 예쁘게 그려져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동성애자들이 기대하는 게 충족되지 않으니 별로였다는 말도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 영화에 출연한 후 변한 것 중 하나가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동성애가 무엇인지 잘 몰라서 '불쌍한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끼리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불쌍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 사람들이 사회적인 차별을 받거나 인권의 침해를 받으면 화가 나고 슬프지만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창피해'의 배우 김꽃비가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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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꽃비는 "'창피해'를 찍고 나서 동성애에 관심이 생겼다. 주변에도 같은 성끼리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편견은 없지만 더 관심을 갖게 됐다. 단지 동성애에도 남자들과 여자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남자 동성애는 적지 않았지만 여자 동성애를 이렇게까지 다룬 것은 거의 '창피해'가 처음이다. 여자 동성애자들은 남성들에 비해 더 숨겨진 것 같다. 주위에도 남자친구들은 있는데 여자들은 못본 것 같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꽃비는 '창피해'에서 사랑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고 사랑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은 없다고 믿으며 끊임없이 부정하는 '강지우'를 연기했다. 상대역 '윤지우'(김효진)와 키스신, 애정신을 소화해냈다.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창피해'의 배우 김꽃비가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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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애정신 등이 처음이라 힘들었다. 너무나도 겁이 났다. 그러다보니 예민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마음먹은 후 슛이 들어가면 언제 두려워했느냐는 듯이 연기했다. 이면에서는 겁을 많이 냈다. 다행히 효진언니와 상현언니가 많이 토닥여줬다. 마음을 잡고 좋은 연기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다"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gogogir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