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만화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 '아톰의 꿈'

기사등록 2011/11/09 17:24:02 최종수정 2016/12/27 23:01:10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인 데즈카 오사무(1928~1989)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훑는 전시회가 열린다.

 12월21일부터 내년 4월1일까지 고양 아람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데즈카 오사무 특별전-아톰의 꿈'이다. 제2회 국제만화예술축제(ICAFE) 초청전인 데즈카 특별전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전시장에는 국내 미공개 원화와 드로잉, 복제화, 출판물, 습작노트, 사료 등 500여점이 걸린다. 1970~80년대에 방송된 TV애니메이션 '우주소년 아톰'(철완 아톰)과 '사파이어 왕자'(리본의 기사), '밀림의 왕자 레오'(정글 대제) 등이 포함됐다.

 데즈카 오사무의 장·단편 애니메이션 전작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영화제는 시네코드선재에서 1월 중 열린다. 한·일 연구학자들이 모여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세계 공동 세미나도 마련한다. 또 국내 만화 연구자들이 참여한 데즈카 오사무 관련 연구서와 '데즈카 오사무의 일생'이란 만화책도 발간할 계획이다.

 데즈카 오사무는 평생 15만장의 만화원고를 작업했고 700여편의 만화와 60여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만화에 드라마 트루기를 도입하고 주인공을 캐릭터화한 스타시스템을 시작한 것도 데즈카 오사무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 설립한 프로덕션이 파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초당 24프레임의 작업을 8프레임으로 제한해 아톰을 제작한 것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출발점이 됐다.

 박인하(41)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는 "오사무의 전시를 한국에서, 단편과 장편 필름을 상영하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영화의 문법과 예술세계가 구로사와 아키라와 앨프리드 히치콕 등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동아시아 만화는 오사무에 의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오사무는 어린이 만화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극장판과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자기 비용으로 실험적 잡지를 만들다 파산하면서도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이번 전시가 한국 만화가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를 연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국제만화예술축제는 '환경, 생태, 생명'을 주제로 고양 아람미술관과 갤러리 누리에서 열린다.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현대미술 작품 200여점을 선보인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아키야마 다카시 교수의 '메시지 일러스트레이션 포스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전기를 만든 '소중한 날의 꿈' 원화를 한 자리에 모았다. 현대미술 작가인 백종기, 찰스장, 마리킴, 이하, 양재영이 데즈카 오사무의 주요 캐릭터를 소재로 한 작품 등도 있다.

 이애림 재이박 조문기의 평면과 설치, 일러스트레이터 박형동 노준구 오정택 이승현 이덕화, 만화가 김홍모 고경일 이해광 정은향 이호 석정현 등이 함께한다.

 다시마 세이조가 환경을 주제로 한 설치작품을 선보이고, 오누 준이치가 5년만에 신작을 내놓는다.

 특히 내년 제3회 ICAFE 특별전에 초청된 환경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는 사람'으로 주목받은 프레데릭 백의 원화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백성민(63) 화백은 "요즘은 만화 자체가 아닌 콘텐츠로서의 가치와 산업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사회적 해악이라 불태우던 시기에 비하면 기쁘지만, 만화가 산업적으로 뻗어 나가지 못하고 한류 수출의 첨병이 되지 못하면 다시 해악으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나마 다행은 많은 만화가가 만화를 돈벌이가 아닌 예술로 생각하고 창작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만화가들이 지원에 혹해 돈벌이로만 생각하고 실력과 창작에 소홀한다면 몰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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