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이번 작품의 프러포즈가 들어와 반가웠다. 상처받고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내 역할이) 영혼은 아름다운 사람이라 가슴을 울렸다"고 밝혔다.
"선술집 '핑크'를 찾아온 사람들, 아픔과 상처, 트라우마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마을이 철거되는 과정에서 내 삶의 터전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품에 참여하는 내내 소외된 사람들, 아름다운 영웅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 즐겁고 행복했었다."
서갑숙은 정신지체를 앓는 아들 '상국'(박현우)를 홀로 키우는 술집 '핑크'의 주인 '옥련'역을 맡았다. 털털하면서도 거침없는 말투로 구수한 정이 묻어나는 40대 여성이다. 자신이 사는 산동네가 철거 대상이 되자 같은 처지의 주민들과 함께 공권력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다 경찰에 붙잡혀 간다.
이 영화를 통해 서갑숙은 지방 군소도시의 경찰관 '경수'(이원종)와 질펀한 성관계를 맺는가 하면 전라 도 드러낸다.
영화 '검은 땅의 소녀와'에 이어 다시 자폐를 연기한 박현우(16) 역시 "나는 몸과 정신 어느 하나 고를 것 없이 많이 힘들었다. 18세 관람가라 아직 영화를 못 봤다. 또 야한 장면이 많이 나와 친구들에게 얘기도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핑크'는 근친 성폭력으로 인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수진'(이승연)의 삶을 전한다. 술집 '핑크'에 머무르면서 상처받은 인물들을 서로 보듬어주고 근본적인 고독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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