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때문에 왜 고릴라가 줄어들까…휴대폰과 고릴라의 악연

기사등록 2011/10/15 06:00:00 최종수정 2016/12/27 22:53:37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휴대전화가 늘어나면 고릴라는 줄어든다. 첨단문명의 이기인 휴대전화와 고릴라는 어떻게 악연을 맺게 됐을까?

 지구상 마지막 고릴라 서식지인 아프리카 콩고 동부 카후지비에가 국립공원에는 1996년 고릴라 280여마리가 있었지만 올해 2마리만 남았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숲을 훼손하고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사냥했기 때문이다.  

 비극은 콜탄(Coltan)광산과 고릴라 서식지가 거의 겹쳐있다는 것에서 시작됐다. 

 콜탄은 휴대전화 전압을 일정하게 흘려주는 전자회로를 만드는데 필요한 탈탄(Tantalum)의 원료다. 전세계 매장량의 60% 이상이 콩고 카후지비에가 국립공원 일대에 묻혀있다.

 최근 휴대전화가 전세계에 보급되면서 콜탄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했다. 그러자 콩고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밀림으로 들어갔다. 콜탄을 채취하기 위해 밀림이 베어졌고 강이 파헤쳐졌다. 야생동물들은 마구잡이로 사냥됐다.

 콜탄을 위해 몰려든 광부와 업자 1만여명은 공원을 황폐화시켰고 고릴라들은 죽어나갔다. 환경단체들은 "채굴과 밀렵을 금지하지 않으면 고릴라가 가장 먼저 멸종하는 유인원이 될 것"이라고 유엔에 보고했다.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폐휴대전화에서 콜탄 등 금속자원을 추출, 콜탄을 재활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도 지난해부터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을 진행, 지난해 폐가전 50만대(2607t), 폐휴대폰 66만대(59t)를 수거해 20억원 상당의 금속자원을 재활용했다.

 서울대공원은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서식지 파괴로 인해 멸종위기에 놓인 고릴라를 보호하는 '고릴라 보호 환경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