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들이 왕실과 조정을 위해 제작한 회화는 다양했다. 조정의 행사를 기록하는 기록화를 비롯해 장식화, 어진(御眞)과 공신의 초상, 지도, 인쇄물의 밑그림, 도자기 문양 등이다. 사대부나 후원자들의 청탁을 받아 감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주 임무는 어진과 공신들의 초상화 그리고 왕실의 행사 기록이다. 어진은 화원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사람만이 그릴 수 있었으므로 당대 최고 화가의 명예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신분적 한계와 기술직 천시 풍조 때문에 안견, 김홍도, 장승업 등 몇몇 대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조명되거나 평가받지 못했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 7주년을 기념해 13일부터 '조선 화원 대전'을 연다. 조선 시대 회화사에서 문인화와 함께 한 축을 차지한 화원화를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장에는 국보 1점과 보물 12점을 포함해 모두 110여점이 나온다. 잘 알려진 대가의 작품은 물론 필력을 바탕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화원 화가들의 활동상을 훑는다.
'동가반차도(動駕班次圖)'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절첩장으로 꾸며져 있지만 펼쳤을 때 길이 996㎝에 달하는 채색의 행렬반차도다. 왕의 궁궐 밖 행차를 그린 것으로 정확한 제작 시기 등은 불분명하다. 어보마(御寶馬)가 붉은 보자에 싸여 있고 태극기와 명성황후의 연이 그려진 점으로 미뤄 1883년 이후 1895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또 사계절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생활상을 풍속화 형태로 그린 김득신의 '사계풍속도 8폭', 고목을 중심으로 고양이 세 마리가 노는 모습을 그린 장승업의 '유묘도(遊猫圖)', 물고기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조석진의 '어락도(魚樂圖)', 고양이 두 마리와 참새가 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한 변상벽의 '묘작도(猫雀圖)' 등 조선 화원들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관람객들이 전통회화를 쉽고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갤럭시탭과 고해상도 모니터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장비 등을 설치했다. 또 전통 정원과 정자를 형상화한 휴식 공간을 만들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청소년과 중고교 교사를 위한 '틴즈 워크북'과 '교사 초청행사', 도화서 체험 프로그램, 전시와 관련한 심화 주제를 강의하는 기획강좌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전시는 내년 1월29일까지다. 02-2014-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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