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남부지역 교통개선을 위해 건설된 신분당선 정자~강남구간의 개통을 한 달여 앞둔 27일 신분당선주식회사는 정부 및 출자사 관계자와 일부 시민들을 대상으로 특별시승행사를 진행했다.
다음달 28일 개통예정인 신분당선은 2005년 7월 공사착공 후, 6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정자~판교~청계산입구~양재시민의숲~양재서초구청~강남역까지 총연장 18.5㎞ 거리, 6개역을 경유한다.
시승행사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정자역을 피해 다음 전철역인 판교역에서 시작됐다. 판교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까지 내려가 곧바로 탑승장에 도착했다. 탑승장 철로에는 빨간색의 깨끗하게 단장된 6량의 전철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철에 탑승하자 객실간 출입문을 없애고 광폭연결통로로 개방해서인지 넓어보였다. 객실에는 LED객실표시기가 설치돼 다음 역까지의 남은 거리와 현재 속도 등을 보여줘 편안한 느낌을 줬다.
또 자동온도 조절 냉난방 및 환기장치가 가동돼 객실의 공기도 쾌적했다. 특히 객실 한켠에 마련된 장애인석은 기존 전철들과 달리 의자를 없애고 휠체어 고정이 가능한 장치를 설치해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도 보였다.
유사시 신속 대처하기 위한 CCTV, 승객과 관제센터 직원간 통화를 위한 비상인터폰, 화재감지장치 등도 설치돼 있었다.
신분당선의 특징은 기관사없이 열차를 운행하는 무인운전시스템으로 중전철로는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무인운전시스템은 양방향 무선통신 열차제어방식을 기반으로 종합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자동 조정·제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신분당선주식회사 관계자는 “무인운전시스템 적용은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것으로, 기관사의 잘못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종합관제 원격시스템으로 더욱 과학적이고 안전하게 승객을 모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운행초기 승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당분간은 기관사 1명을 배치해 운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출입문을 닫겠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신분당선은 오전 10시42분 경쾌한 엔진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수 초도 지나지 않아 시속 60㎞에 달하고 가속력을 더하면서 곧바로 90㎞의 속도를 유지했다. 원래 최고 시속은 110㎞지만 시승행사임을 감안해 이날은 시속 90㎞ 속력을 유지했다.
전철은 어둠을 뚫고 청계산입구역을 향해 출발했다. 엔진 가속과정에서 전철의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다. 정상 운행과 함께 승객이 많이 탑승하면 흔들림은 덜하게 될 것이라고 신분당선주식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분당선주식회사 관계자는 또 판교와 청계산입구역 구간의 길이는 8.2㎞로, 전철의 도심지역간 거리로는 세계 최장이라고 강조했다.
신분당선의 역간 소요시간은 2~3분이지만 판교~청계산입구역은 거리가 멀어 5분~6분 정도 걸렸다.
전철은 청계산입구역까지의 8.2㎞ 거리를 정확히 5분만에 주파했다. 청계산입구역 도착 시간은 10시47분이었다. 판교~청계산입구 구간에는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난대피소가 설치돼 만일의 경우 터널에서 외부로 긴급히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전철은 빠른 속도로 양재서초구청역을 지나 종착역인 강남역에 오전 10시59분에 도착했다. 출발 후 17분만에 강남역에 도착한 것이다.
다음 달 정식 개통되면 최고 속력을 시속 110㎞까지 올려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의 운행시간을 16분으로 맞추게 된다.
현재 출퇴근시 정자~강남간 교통수단별 소요시간은 광역버스 35분~45분, 분당선 45분으로 나타났다. 신분당선은 16분만에 주파할 수 있어 분당선과 광역버스에 비해 28분 정도 단축됐다.
신분당선의 요금은 10㎞ 이내에는 기본요금인 1600원이다.10㎞가 넘을 때는 100원이 추가돼 정자~강남역까지의 요금은 1800원이 된다.
시승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승용차로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강남역까지 신분당선을 이용해 16분만에 도착하니, 세상이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식 개통하면 출퇴근하는 승객이 크게 늘어나 도로를 이용한 교통정체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28일 개통예정인 신분당선 운행시간은 새벽 5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운행횟수는 평일 320회, 주말과 공휴일에는 272회 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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