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교수 성학, 강력한 성적 시그널…유방

기사등록 2011/09/04 07:15:00 최종수정 2016/12/27 22:41:34
【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19>

 불과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우량아 선발대회’라는 게 있었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에는 요즘으로 치면 비만아의 걱정을 안겨 줄 아이가 우량종(?)의 대우를 받았으니…. 이런 웃기지도 않은 대회는 대개 분유(粉乳)회사의 후원을 받아 이뤄졌다. 필경 자사제품 판매전략의 하나였을 것이다. 즉 자기네 우유는 영양분이 풍부해서 모유를 먹이는 아이보다 월등한 품질(?)의 아이로 성장시킨다는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동안은 우유가 인유(人乳)에 비해 2배의 단백질, 4배의 칼슘, 5배의 인(燐)을 함유하는 까닭에 영양적인 측면에서 모유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역시 사람에겐 뭐니 뭐니 해도 소젖보다는 사람젖이 최고라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여기에는 아이의 올바른 성격 형성을 위해서도 엄마의 심장 고동소리를 들려주며 모유를 먹이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는 이유도 작용한다. 확실히 인유는 우유에 비해 탁월하다. 우스갯소리지만 인유는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먹일 수 있는 휴대용이다. 또 번거로운 소독도 필요하지 않고, 항상 36.5℃ 정도의 일정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싱싱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인유는 유방(乳房: breast)이라는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릇에 담겨 있다. 예로부터 화가·시인·조각가 등 수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미(美)의 상징으로 찬미된 여성의 유방! 그 단순한 급이기관(給餌器官) 이상의 의미를 가진 유방이라는 외성기(外性器)를 자세히 알아보자.

 닭의 볏, 장수풍뎅이의 뿔, 사자의 갈기 등과 같이 여타 동물이나 곤충의 2차 성징은 암컷에게는 없고 수컷에게만 나타난다. 그런데 인간만은 이와 반대로 남성에게는 없는 특징이 여성에게 나타난다. 앞가슴이 발달한 유방이 그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태어날 때는 유방의 흔적밖에 없다. 그러던 것이 사춘기에 접어들 즈음에는 난소가 활동을 시작해서 여성호르몬이 분비됨에 따라 단순한 수유기관(授乳器官) 이상의 면모를 띠게끔 발달한다.
제일 먼저는 젖꼭지, 다음에는 유륜(乳輪)이 솟아오른다. 점차 유방조직이 부풀어 오르면 굴곡 없이 둥글고 탄력 만점의 매력적인 밀크박스로 변한다. 유방을 구성하는 조직은 유선실질(乳腺實質)을 제외하면 단지 지방(脂肪)덩어리일 뿐으로 이 비곗덩어리[脂肪지방]의 발달 정도에 따라 유방의 모양이 좌지우지된다.

 이렇게 여자의 유방은 영아(嬰兒)의 주식인 젖을 만드는 유선 조직을 빼면 사실 앞가슴 부위에 피하지방이 증가해서 툭 불거져 나온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방 덩어리가 여타 동물들에겐 흔히 나타나지 않는 인간 여성만의 2차 성징이다. 형태 또한 매우 아름답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성과학자들이나 인류학자들에게 여성의 아름다운 유방은 그들의 지적(知的) 호기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대상이었다.

 어떤 인류학자는 유방이 지방질 비만체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먼 옛날의 여성들은 자식의 양육과 집안 살림만이 주어진 임무였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끝내는 엄청난 지방질 비만체가 됐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하여튼 가정이 성립한다면, 직립보행으로 인해 목둘레의 지방이 미끄러져 내려 흉부에서 멈춘 게 유방이다. 허리의 지방이 미끄러져 골반에서 멈춘 게 엉덩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그의 주장대로 비록 유방과 엉덩이가 지방 덩어리임에는 틀림없으나, 현재는 이 두 가지 지방 덩어리가 그 조성이나 형성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져 설득력이 많이 떨어졌다.  

 또 어떤 성과학자는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의 암컷과 성인 여자를 똑같이 나체(?)로 세워 놓고 쳐다보면, 유독 인간의 유방과 젖꼭지만이 파격적으로 크다는 사실에 착안, 여성의 유방은 영원히 부어오른 성피(性皮)라고 했다.  

 즉 “원숭이 똥구멍은 빠∼알개”라는 노래처럼, 발정기에 빨갛게 부어오른 암컷 궁둥이 성피가 수컷과의 성교를 유발한다. 여성은 음부가 부어오르지 않는 대신 유방은 영원히 부풀어 올라 남자를 유혹하는 섹시 포인트가 됐다고 추론하는 것이다. 여성의 유방이 생물학에서 일컫는 원숭이의 성기 과시행동에 비유된다는 주장을 못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여성 독자도 있겠지만, 유방이 인간 남성의 각별한 관심을 끄는 대상물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에 상응하는 이론으로, 두 개의 부푼 밥공기형 유방은 반구형인 엉덩이의 복제품으로서 생물학적 진화 과정을 거쳐 발달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즉 성인의 유방은 젖이 나오지 않을 때도 현저히 부풀어 오른 모양인데, 이 형태는 바로 엉덩이의 의태(擬態)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조금 복잡한 진화론적 개념도 들어있다. 네발로 기어 다닐 때는 성기를 감춘 엉덩이가 강렬한 성적 신호였는데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정면에서는 엉덩이를 볼 수 없게 되자 그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 눈에 잘 띄는 가슴 부위에 유방이 부풀어 올랐다는 것이다.  

 여성의 유방은 강렬한 성적 시그널(signal)을 발산하는 지방질 덩어리지만, 다른 한편으론 수유기(授乳期)의 역할도 엄연히 수행한다. 때문에 유아의 건강을 소중히 여기는 과학자들은 유아용품(?)은 유아에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랑스런 아기에게 젖을 먹일 때 ‘자 아가야 젖 먹자’라고 말하는 엄마는 거의 없다. 이보다는 젖을 먹이든, 또 좀 더 자라 이유식을 먹이든 ‘아가야 맘마 먹자’라고 하는 게 보통이다. 아이의 옹알거림이 지나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엄마’라고 한다. 어원 연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엄마보다는 맘마라는 주장을 펼친다. 이는 아기의 음식물을 지칭하는 ‘맘마’라는 우리말이 묘하게도 라틴어의 맘마(mamma)와 발음이 똑같기 때문이다.

 라틴어 ‘mamma’는 ‘the mother’s breast’의 뜻으로 여성의 유방이나 거기에서 분비되는 젖을 의미한다. 혹 건강에 관심을 가진 여성이라면 유방암 조기진단을 위해 유방사진 촬영을 해봤을 것이다. 유방암의 대표적 진단법이 바로 ‘맘모그래피(mammography: 유방조영술)’다. 이 정도면 유방, 젖, 맘마, 엄마의 관계를 이해할 것이다.

 유방에서 기름기를 떼어 내면 나머지는 젖을 만드는 유선(乳腺) 부분이다. 그래서 수유기관의 비중을 높게 두는 사람들은 유방에 지방질이 많이 모여 풍만해진 것도 사실은 이 유선을 보호하기 위한 역할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젖을 만드는 유선은 결합조직의 유방 제인대(提靭帶)에 따라 구분되는 15~20개의 유선엽(乳腺葉)이 방사상으로 집합된 부분이다. 유선엽은 다수의 유선 소엽(小葉)으로 나뉘는 복관상포상선(複管狀胞狀腺)이다. 각 유선엽에는 지름 약 2㎜의 유관(乳管)이 있고, 이 유관들이 지름 5~8㎜의 유관동(乳管洞)을 이룬 후 유두(乳頭)에 개구한다. 30ml 가량의 젖을 만드는 데는 약 1200ml의 혈액이 유선을 순환해야 하는데 유즙 분비는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나타난다.

 여성은 임신이라는 신호가 떨어지면 어머니로서의 요건을 갖추라는 호르몬계의 명령을 받는다. 난소에서의 분비만으로는 모자라는지 태반에서도 난소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들 호르몬의 증량에 따라 유선조직이 더욱 발달해 유방이 한층 커지면서 유즙분비의 준비상태를 갖춘다. 분만과 함께 뇌하수체 전엽에서는 프로랙틴(prolactin)을 다량으로 분비해서 준비 완료된 유즙을 내보내라고 명령한다. 이즈음에는 유선 자체도 프로랙틴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해서 유즙분비 촉진을 더욱 가속화한다. 또 뇌하수체 후엽에서도 출산 축하 메시지로 옥시토신(oxytocin)을 분비해 유선조직 둘레를 둘러싼 근육섬유를 수축, 압박함으로써 유즙분비를 한층 수월하게 만든다.  

 이렇게 해서 출산과 함께 유방에서는 유즙을 분비한다. 이 유즙 중 산후 2~4일경까지의 노란 색채를 띤 끈적끈적한 유즙을 특히 산욕초유(産褥初乳)라 하는데, 초유에는 소화되기 쉬운 단백질이 다량으로 함유돼 완하(緩下)작용을 발휘한다. 때문에 갓난아기의 소화관에서 점액이나 노폐물을 잘 배설시켜 이른바 태변(胎便)이 잘 나오게 해서 아기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한 어머니가 세균과의 전투에서 얻어낸 면역항체를 다량 함유해서, 세균에 노출된 적 없는 아기에게 저항력을 심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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