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와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1시31분께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4리 마을회관 인근 공터에서 공군사관학교 소속 T-103 훈련용 비행기 1대가 추락했다.
당시 훈련기에는 남관우(54·공사30기) 교관과 이민우(24·공사59기) 소위가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은 사고 직후 기체에서 빠져나와 곧바로 쓰러진 뒤 숨졌다.
목격자 노모(57·여)씨 "마을 뒷산 쪽에서 오던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마을 가운데 있는 밭 옆 공터로 떨어졌다"며 "떨어진 비행기에서 사람이 나와 바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김모(80·여)씨는 "비행기가 마을에 있는 집으로 떨어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비행기 조종사들이 끝까지 빈곳을 찾아 착륙하려 애를 쓴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는 이·착륙 훈련을 하던 훈련기가 공군사관학교 비행훈련장 활주로에서 약 2km 떨어진 지점에서 원인미상으로 불시착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또 현장 조사를 마친 뒤 기체를 공군사관학교로 옮겨 정밀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족들과 협의를 거친 뒤 남 교관과 이 소위에 대한 장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군사관학교 관계자는 "사고 직후 소방차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기체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지만 남 교관과 이 소위가 현장에서 순직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군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장례절차는 유족들과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추락한 T-103은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빌려준 경협차관 대신 무기로 받는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도입한 러시아 일류신사의 IL-103이다.
공군은 2006년 기존 훈련기인 T-41B 초등훈련기 퇴역 이후 주력 초등훈련기로 사용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냉난방 설비가 없어 계절에 따른 훈련기 운용에 영향을 받아 2007년 T-103 전용 냉난방기를 제작해 설치했다.
공군사관학교 생도와 조종장학생, 조종장교들이 이 비행기로 기본 비행절차를 숙달하고 단독비행을 경험하게 된다.
T-103은 길이 8m, 너비 10.56m이며, 156㎞의 순항속도로 800㎞를 비행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95㎞, 최고 상승고도는 2999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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