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강상중교수, 어머니 그리고 재일한국인 1세

기사등록 2011/05/07 09:21:00 최종수정 2016/12/27 22:08:52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어머니 (강상중 지음·사계절 펴냄)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강상중(61)씨가 6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삶을 돌아본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전후 혼란기의 역경을 버텨내며 자식들을 키운 재일 한국인 1세들의 기억을 자신의 어머니의 삶을 통해 기록코자 했다.

 식민지 여성으로 갖은 차별과 생활고를 겪으며, 또 교육도 받지 못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여생을 살아야한 어머니의 삶을 담담히 담아냈다. 어머니와 형 등을 주인공으로 삼은 책은 소설적 기법을 사용해 과거를 차근차근 되돌아본 점이 눈에 띈다.

 또 당시 재일 한국인들 삶의 모습을 상세하게 그리면서 재일 한국인 1세의 자취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자이니치라는 정체성을 숙명적인 질곡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자신의 모습도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재일’이라는 단어의 역사 그 자체였던 어머니와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재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 자문한다. “어머니의 기억을 더듬는 것이 글을 아는 내게 글을 모르는 어머니가 위탁한 유언이라는 생각이 드는 걸 막을 수가 없다.”

 2008년 봄부터 일본 출판사 슈에이샤에서 발행하는 잡지에 연재한 글을 편집해 출간했다.

 agacu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