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뒤흔든 '2010 노르웨이인'의 추방

기사등록 2011/01/31 19:15:50 최종수정 2016/12/27 21:38:30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난해 ‘올해의 노르웨이인’으로 추대됐던 여성이 불법이민자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 집필한 책 때문에 불법이민자로 체포돼 노르웨이로부터 추방된 사건이 노르웨이를 뒤흔들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지금 마리아 아멜리에(본명 마디나 살라모바)라는 25살의 이 여성의 체포·추방에 대한 반대 시위가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녀를 추방하게 만든 노르웨이의 망명법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중도 좌파 성향의 집권 연정 내에 중도 좌파의 균열을 불러왔다.

 북오세티아에서 태어난 살라모바는 12살 때 가족과 함께 노르웨이에 망명했다. 하지만 그녀 가족의 망명 신청은 거부당했고 살라모바는 가족과 함께 지하에 숨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필사적으로 노르웨이 이민 당국의 눈을 피하며 8년에 걸친 노력 끝에 노르웨이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됐고 대학 학위를 따낸 후 지난해 가을 '불법적인 노르웨이인'이란 제목으로 불법 이민자로서 도피 생활을 해야 했던 자신을 삶을 펴냈다.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와 노르웨이 사회에 통합되기 위해 그녀가 기울인 피나는 노력은 많은 노르웨이인들의 마음을 적셨다. 한 주간지는 살라모바를 '2010년의 노르웨이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살라모바는 “나는 카프카스에서 태어났지만, 인생의 절반 이상을 도망치며 보냈다. 내 인생 대부분을 노르웨이에서 보냈고,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이 노르웨이인이라고 느낀다. 내 친구들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곳이 내가 속해야 하는 곳이다”라고 노르웨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녀는 또 자신에 대해 이민 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해 합법적인 서류도 없고 시민의 권리도 없는 ‘이민 서류 부재의 이민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책의 출간은 그녀의 인생에 또 하나의 반전을 가져왔다. 그녀가 오슬로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살라모바의 추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민서류가 없는 이민자’들이라도 자신들의 처지를 해결해줄 것을 탄원하는 한 일할 권리와 납세의 권리, 공공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자신 역시 노르웨이에서 10년 간 '이민서류 없는 이민자'로 지낸 적이 있다는 에티오피아 출신의 한 남성은 마리아의 자서전이 그와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고 말했다.“그것은 엄청난 격려였다. 그녀는 어려움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숨기며 사는 목소리 없는 자를 대변해주는 목소리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기업인이던 살라모바의 아버지는 1998년 북오세티아 공화국 선거에서 자신이 지지했던 정당이 패배한 후 모든 것을 잃고 노르웨이로 도망왔다. 그러나 채권자와 갱 단원들에게 삶을 위협받았다는 이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녀의 부모들은 아직도 숨어 지내고 있다.

 살라모바의 변호사는 노르웨이 이민 당국은 인간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이민왔고 부모의 결정에 따른 일을 그녀가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점은 분명 인간적인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고 변호사는 주장했다.

 또 살라모바가 노르웨이 사회에 통합된 과정은 매우 독특한데 이때문에 살라모바만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은 법을 잘못 해석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실제로 이런 경우 보상하게 돼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이 문제가 왜 논란이 되는지는 이해하지만 자신의 직무는 공정한 망명 정책으로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대한다는 원리에 근거해 허락 받은 망명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했다.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노동당은 반대 정당인 중도우파로부터 이민법을 약화시킬 어떤 조짐이라도 보일 경우 강력한 비난에 직명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당은 이민법을 좀 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권 연정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살라모바의 지지자들은 러시아로 추방된 그녀가 러시아에서 합법적인 이민 허가를 받아 노르웨이로 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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