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Focus]"진돗개·풍산개 가족과 남북통일 소망 키워요"

기사등록 2010/10/17 12:02:19 최종수정 2017/01/11 12:38:49
【정읍=뉴시스】신홍관 기자 = "'통일'을 무료로 분양해드립니다"

 남한과 북한 순수 혈통의 진돗개와 풍산개를 부부 인연(?)을 맺게 하고, 또 그 사이에서 태어난 2세에게 '통일'이란 이름을 지어 이웃들에게 분양하면서 남북통일 소망을 전하고 있는 젊은 부부가 있어 화제다.

 전북 정읍 덕천면 신월리에 사는 김정환·윤정희씨 40세 동갑네기 부부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이 남북한 혈통을 자랑하는 진돗개와 풍산개를 자신의 집뜰로 불러들여 신혼방을 꾸며준지는 2년전 일이다.

 '통일네 가족'은 칠보면에서 구한 '방울이'란 진돗개 새댁에, 입암면에서 건내받은 신랑 풍산개 '산돌이' 부부로 이뤄졌다.

 윤정희씨가 이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때는 '통일'이란 의미를 처음부터 염두해둔 것은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에 각각 다른 혈통의 개를 부부 인연을 맺어주다보니 그들의 금슬이 너무 좋아 보였고, 이를 보다 못해 좋은 뜻에서 의미를 부여할 욕심이 생기면서 '통일' 분양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어떤 뜻을 담을까? 고민 끝에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민제군에게도 좋은 꿈을 심어주고 진돗개와 풍산개가 우리 고유 혈통의 개라는 것을 알게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같은 일을 실천하게 된 것이다.

 진돗개와 풍산개가 남북한을 의미하고 이들이 합작으로 만들어 낸 '통일'이란 이름으로 족보를(?) 올려 동네마다 '통일'을 외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분양된 것이 2년새 두 번 출산해 얻은 15마리가 넘는다.

 강아지를 받은 이웃사람들은 일반 개들과는 달리 영리한 것이 눈에 띄고, 무엇보다 강건한 체력 때문에 정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한다.

 통일이네 부부 중에도 산돌이는 공놀이하는 민제 공을 연신 빼앗으면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특히 점프력이 좋은 산돌이는 월담을 자주해 동네를 배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어서 이제는 묶어 키우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윤씨 가족이 이 곳에 거주한지는 이제 3년이 넘었다. 전통차를 제조하는 남편이 아파트 생활에 불편을 느껴 시골집을 택해 살게 된 것이 '통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이런 계기로 '통일' 가족도 얻어 도시생활보다 더할나위없고, 막연하지만 남북통일이 잘되라는 국민들 마음 속에 통일 씨앗을 뿌리는데 한 몫을 한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다.

 최근 방울이가 다시 임신해 약 두달후면 '동생'들을 얻게 되고 이 들도 어김없이 '통일 시리즈'로 이름을 지어 여러 이웃들에게 분양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때면 아들이 한참 예븐 강아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고집을 피우지만 '통일'을 분양하는 생각은 주저함이 없다.

 윤정희씨는 "하도 예뻐서 남 주기 아깝지만 이웃들에게 분양하는 것도 보람이 있으니 '통일'을 분양하는 일은 계속 할 것"이라며 "어떻게 알아요, 이렇게 온 마을이 통일을 키우는 날 진짜 남북통일이 이뤄질지…"라며 말을 맺었다.

 sh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