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가늘게 떨렸고, 어색함도 감지됐다. 수많은 무대에서 보여준 카리스마보다는 신인 맛이 더 난다.
그룹 ‘동방신기’ 출신 믹키유천(24)이다. 그가 KBS 2TV 새 월화극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30일부터 ‘박유천’으로 새 출발을 한다. 아시아를 호령한 ‘동방신기’ 멤버였지만 연기에서는 ‘초짜’다.
“첫 연기여서 부담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시아준수가 뮤지컬, 영웅재중이 일본에서 연기로 좋은 성과를 얻어서인지 부담감 정도가 아니다. 굉장히 무겁다.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를 고민할 만큼 압박감이 심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줬다. “좋은 작품 만나서 무작정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면 편했을건데, 오히려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니까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동방신기에서 이탈한 지 1년이 됐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후회하지 않겠다”고 나갔고 그에 대한 뒷일도 이미 예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믹키유천은 시아준수, 영웅재중과 함께 작년 8월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옛 멤버들은 힘이 된다. “준수는 술을 안 마셔서 준수가 보고 싶으면 낮에 만나야 한다. 재중이 형은 가끔 만나 술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불편한 관계인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둘은 SM에 잔류했다.
박유천은 “사실 마음의 치유가 안 된 상황에서 어떤 일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그 마음을 바꾼게 연기”라고 강조했다. “연기 지도를 받으면서 많이 밝아졌다. 막혔던 뭔가가 뚫린 기분이었고, 끊겼던 대화도 시작했다. 연기는 나를 밝게 해줬다.”
박유천은 극중 조선 정조시대 노론 명문가의 외아들을 연기한다. 선비정신도 꼿꼿한 원칙주의자로 팔방미인이다.
첫 연기로 사극을 선택한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이 드라마를 택하기 전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박유천이다.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는 기간이었다. 그 과정이 이어지면서 이 작품을 만났다”며 “내가 조금이라도 작품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연기 인생의 시작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믿음이다.
연기력은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 “나도 그런 부분들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행히 동료 배우들이 조언을 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다. 스태프들도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고마워했다.
김원석 PD는 “이 드라마의 원작은 로맨스가 주축이다. 그 안에서의 사랑과 우정, 조금은 야한 러브스토리가 담겼다”며 “드라마는 로맨스를 살리면서 젊은이들의 성장과 사회를 바라보는 패기 넘치는 시선을 좀 더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연기력 검증이 안 된 박유천을 캐스팅했다. “사실 박유천이 캐스팅된 다음에 참여했지만, 나도 박유천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신뢰했다. “동방신기 멤버 중에서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박유천이다. 정말이다. 기본적으로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는 목소리와 매력적인 외모, 자세 등…. 내가 생각하기에 최적의 캐스팅”이라고 치켜세웠다.
‘성균관 스캔들’은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원작으로 한 청춘 사극이다. 박민영, 송중기, 유아인, 전태수, 서효림 등이 출연한다. 김갑수, 이재용, 안내상, 조성하, 김광규 등 중견들이 중심축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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