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장질환자 과일 섭취…치명적 고칼륨혈증 유발
기사등록 2010/07/07 09:34:18
최종수정 2017/01/11 12:08:34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여름을 맞아 각종 녹황색 채소와 함께 수박, 참외, 토마토 등 계절과일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철 음식만큼 몸에 좋은 것은 없을 테지만 이 같은 제철 과일을 먹을 경우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만성신장질환자다.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수분, 전해질(칼륨, 나트륨 등)을 배설하는 능력이 떨어져 음식섭취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7일 여름철 과일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만성신장질환자와 이들에게 일어나기 쉬운 고칼륨혈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만성신장질환자, 계절과일 섭취만으로 고칼륨혈증 일어날수도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칼륨은 하루 ㎏당 1mEq 정도다. 이 중 90% 이상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정상인의 경우 칼륨을 과잉 섭취하더라도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만성신장질환자는 알도스테론 분비가 증가하면서 신장의 칼륨 배설능력이 떨어져 계절과일 섭취만으로도 고칼륨혈증이 될 수 있다.
고칼륨혈증은 혈장 속 칼륨농도가 정상치인 3.7~5.3mEq/L보다 높은 상태로 근육의 마비로 손발이 저리고 다리가 무거우며 혈압이 떨어지고, 부정맥 등 심장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고칼륨혈증 의심되면 즉시 응급실 방문해야
칼륨은 1차적으로 세포 내(약98%)에 존재하는데, 세포 내에서 세포 외로 소량만 유출돼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노인투석센터 정훈 과장은 "만성신장질환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사람의 경우 칼륨이 다량 포함된 과일만 섭취해도 심장장애 뿐 아니라 감각이상, 반사저하, 호흡부전 증세를 호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특히 칼륨이 장에서 흡수된 후 골격근이나 간의 조직에 흡수되지 않는다면 세포외액의 칼륨농도를 치사 수준까지 올릴 수 있는 만큼 음식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훈 과장에 따르면 고칼륨혈증이 의심되면 혈중 칼륨농도를 낮추는 약을 복용하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껍질이나 줄기에 칼륨이 많으므로 제거하고 윗 쪽만을 사용하고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채소는 데치거나 삶아서 먹어야 한다.
정 과장은 "칼륨함량이 높은 감자, 고구마, 밤, 견과류, 녹황색 채소류(근대, 시금치, 당근), 과일류 (참외, 바나나, 토마토, 오렌지)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며 "먹더라도 소량만 섭취하고 과량 섭취했을 경우 약물을 즉시 복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기자 ljh@newsis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