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마스터]⑪랩 실력도 올스타급! 음악으로 외도한 스타들

기사등록 2010/06/06 07:37:00 최종수정 2017/01/11 11:58:19
【서울=뉴시스】스포츠레저부 = 미 프로농구(NBA) 무대는 300명이 넘는 선수들이 뛰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프로농구 리그다.

 선수가 많은 만큼 개성도 다양하다. 그러나 흑인선수들에게 농구 외에 가장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한결 같다. 바로 뮤지션이 되는 일이다.

 "래퍼가 되는 것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로망"이라는 마퀴스 다니엘스(보스턴 셀틱스)의 말처럼 힙합음악과 MTV의 발전이 NBA와 발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음악으로의 외도를 즐겼다.

 이번 NBA 마스터에서는 이처럼 외도를 택했던 'NBA 선수 겸 뮤지션'들을 찾아보았다.

 ▲ 역경과 싸운 선수 출신 뮤지션들

 NBA 선수 중 가장 유명한 뮤지션은 바로 고(故) 웨이먼 티스데일이었다. 2009년 골육종으로 작고한 티스데일은 베이시스트로 명성을 떨쳤다.

 1995년 첫 앨범 '파워포워드(Power Forward)'로 시작해 모두 8장의 앨범을 냈다. 이 중 2001년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는 컨템포러리 재즈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970년대 펑크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병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로 '리바운드(Rebound)'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티스데일은 생전에 늘 밝고 명랑한 선수로 평가됐다. 그는 병세가 심각해져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래도 다행이야. 이거(다리) 하나만 없으면 더 오래 살 수 있다니. 이제라도 발견해서 다행이야"라고 말했을 정도로 긍정적이었고, 그만큼 의지도 강했다.

 티스데일만큼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레이 존스튼은 긍정적이고 의지가 강한 '선수 겸 뮤지션'이었다.

 '레이 존스튼 밴드'의 리더인 그는 한때 NBA를 꿈꾸던 포인트가드였다. 실력이 부족해 D-리그에서조차 받아주지 않았던 그는 2004년 NBA가 개최한 3대3 토너먼트에서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의 눈에 띄면서 인생의 변환점을 맞는다.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NBA 서머리그에도 출전하면서 선수의 꿈을 키워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연습경기 중 다리를 다치게 되면서 그는 결국 그 꿈을 버려야 했다.

 부상 상태를 이상하게 여긴 매버릭스 의료진의 검사 결과, 백혈병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몇 차례 수술로 고비를 넘긴 그는 농구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 그는 기타를 잡았다. 이미 고교시절부터 수준급 기타 실력으로 여러 밴드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던 존스튼이었다.

 현재 그는 뮤지션으로서의 새 길을 걷고 있으며 그의 밴드 스토리는 TV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존스튼은 말한다. "그 때 다리를 다쳐 농구선수를 포기해야 했지만 만약 다치지 않았다면 내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어느날 갑자기 더 아팠을 것이다. 다쳐서 다행이다"라고.

 현재 그는 여전히 큐반 구단주 및 덕 노비츠키, 조쉬 하워드 등 당시 동료들과 교류 중이다.

 ▲ 래퍼로 변신한 스타들

 흑인 선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NBA 라커룸에서 힙합 문화가 유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990년대 들어 '끼'가 다양한 선수들이 NBA에 데뷔하면서 랩 앨범을 발표하는 선수들도 하나 둘씩 늘어갔다.

 1990년대 초중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샤킬 오닐(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은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오닐은 데뷔앨범 '샤크 디젤(Shaq Diesel)'을 시작으로 모두 5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의 음반에 피처링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초창기만 해도 오닐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지만 그를 바라보는 스포츠 기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못했다.

 오닐은 오프시즌 중에 활동했다고 했지만 기자들과 농구인들은 "차라리 그 시간에 형편없는 자유투 연습이나 해라"라고 비판을 가했다.

 프리스타일 랩도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한번은 옛 동료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를 모욕해 화제가 됐다. 오닐은 "장난이었다"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오닐의 랩 실력만큼은 많은 이들이 인정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브랜든 로이(포틀랜드 블레이저스)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피닉스 선즈)는 NBA 최고의 래퍼로 오닐을 꼽기도 했다.

 앨런 아이버슨(은퇴)과 론 아테스트(LA 레이커스)의 앨범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Jewelz'라는 별칭을 갖고 있던 아이버슨은 2001년 2월 '미스언더스투드(Misunderstood)'라는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수록곡 일부가 폭력적이고 여성 및 동성애 혐오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당시 데이비드 스턴 NBA 총재조차도 가사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이버슨은 주변의 권유로 가사를 바꾸었지만 앨범은 발매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랩 실력과 감각이 좋아 종종 힙합 뮤지션들로부터 공연에 초청받기도 했다.

 반면 아테스트는 음반에 담긴 곡보다는 음반과 관련된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몸담고 있던 2004년 "몸도 안 좋고, 앨범 홍보 활동도 해야 하니 한 달 정도만 쉬고 싶다"고 릭 칼라일 감독에게 요청한 것이 밝혀져 비난을 받았다.

 평소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올 시즌 사망한 마이클 잭슨을 추모하기 위해 37번을 달기도 했다. 잭슨의 앨범 '스릴러(Thriller)'가 빌보드 차트에서 37주간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아테스트는 크라운 J와의 친분관계가 국내에 보도되기도 했다.

 세드릭 세발로스, 브라이언 쇼, 대나 배로스, 게리 페이튼, 데니스 스캇, 크리스 웨버(이상 은퇴), 라쉬드 월러스(보스턴 셀틱스) 등도 랩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1994년에는 NBA 선수들이 단체로 랩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제이슨 키드까지 함께 하기도 했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유투브에서 검색 가능하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토니 파커(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마퀴스 다니엘스(보스턴 셀틱스) 등이 눈에 띈다.

 파커는 프랑스 래퍼 부바와 함께 앨범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사 자체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Q6'라 불린 다니엘스는 NBA와 정식계약을 맺기가 무섭게 집에 녹음 스튜디오를 설치했을 정도로 힙합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다.  

 그는 "래퍼가 되는 것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로망일 것"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혼자 랩을 해서 녹음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 가창력은 그들이 최고

 비록 앨범을 내지는 않았지만 동료들로부터 최고의 목소리로 칭송받는 이는 따로 있다.

 중후한 목소리의 제리 스택하우스(밀워키 벅스)는 '한 노래'하는 대표적인 NBA 선수다.

 그는 지난 4월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6차전을 앞두고 홈 팬들 앞에서 미국 국가를 열창해 박수를 받았다. 댈러스 매버릭스 시절에도 국가를 직접 불렀던 스택하우스는 가수 뺨 치는 가창력을 자랑했다.

 LA 레이커스 선수들은 라마 오돔을 최고의 '소울 가수'라고 평가한다. 사샤 부야치치는 "샤워하면서 흥얼거리는 모습이 대단히 매력적인 선수"라고 말하기도 했고, 데릭 피셔는 "레이커스 최고의 싱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R&B 가수 타미아의 남편인 그랜트 힐과 그의 동료 스티브 내쉬(피닉스 선즈), 파우 가솔(LA 레이커스),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도 악기를 잘 다루는 선수들이다.

 특히 내쉬와 노비츠키는 댈러스에서 함께 기타와 섹소폰 등을 연주하면서 우정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현 댈러스 감독인 릭 칼라일도 현역 시절 종종 원정길에서 묵는 호텔 라운지에서 선수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한편, 래퍼 마스터 P는 반대로 NBA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는 샬럿 호네츠(현 뉴올리언스 호네츠)와 토론토 랩터스에서 선수선발 테스트에 참가해 시범경기에 출전했지만 정규시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하부리그 팀(CBA, ABA)에서 뛰면서 그 꿈을 이뤘다.

 마스터 P는 자신의 못 이룬 꿈을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그가 고객으로 둔 대표적인 NBA 선수로는 론 머서와 리키 데이비스 등이 있다.

 <자료 = N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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