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울시장후보 배우자 인터뷰>②원희룡 후보 부인 강윤형 원장

기사등록 2010/04/25 06:00:00 최종수정 2017/01/11 11:43:55
【서울=뉴시스】박세준 기자 = <민영통신사 뉴시스는 오는 29일 예정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두고 김충환·원희룡·나경원 의원 등 예비후보들의 배우자로부터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충환 후보의 아내 최영옥 여사, 원희룡 후보의 아내 강윤형 원장, 나경원 후보의 남편 김재호 판사는 저마다 자신들의 배우자가 서울시장 후보의 적임자라고 밝히며 가족애를 들려줬다. 오세훈 후보의 아내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원희룡 후보 부인 강윤형 원장 "남편은 배려가 몸엔 밴, 약자를 위할 줄 아는 사람"

 "하나님께 받은 고귀한 선물, 늘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내 강윤형씨"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원희룡 의원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부인 강윤형 서울신경정신과의원 원장을 소개한 글귀다.

 원 의원은 강 원장을 처음 만나 연애했던 스물 한 살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존댓말을 쓰고 있다. 원 의원과 강 씨는 서울대학교 82학번 동기다.

 이런 이유로 강 원장은 원 의원을 "배려가 몸에 배어 있는, 서민과 사회 약자에 대한 사랑이 깊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강 원장은 '남편이 서울시장이 돼야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원 의원은 사랑의 정치를 구현하고 싶어하는 정치인"이라며 "시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고 축 처진 쭉 펼 수 있도록 사랑하겠다는 그의 어깨를 밀어주고 싶다"고 답했다.

 강 원장은 "3선 국회의원의 아내로서, 정신과 전문의로서, 두 딸의 엄마로서, 절대적 시간이 부족한 아빠 몫까지 대신하려니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에 몸이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남편을 원망하지 않는다. 남편이 정치를 하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보람도 있다.

 강 원장은 "남편이 왜 정치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힘든 것 보다는 보람이 더 크죠. 정치꾼이 아니라 정말 할 일하는 정치인이 된다면 가족에게도 그것만큼 큰 보람은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 원장과의 일문일답.  

 -원 후보는 가정에서 어떤 남편인가.

 "한 마디로 매너남이다. 결혼하면서 쓰기 시작한 존댓말을 지금도 고집하고 있다. '욕하지 않기', '물건 던지지 않기', '집 나가지 않기', '각방 쓰지 않기', '반말하지 않기' 등 신혼 초에 정한 십계명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가.

 "딸 둘이 있다. 큰 딸은 고등학생(93년생), 작은 딸은 중학생(95년생)이다. 근엄하기보단 천진난만한 가장으로 두 딸과 함께 하는 '카트라이더' 게임을 즐긴다. 서로 레벨을 따지며 경쟁한다. 짬이 날 때마다 슈퍼에서 반찬을 사다가 퓨전 요리를 만들어 맛있다고 우기기도 한다."

 -남편이 서울시장이 되면 다른 후보보다 특별히 잘할 것 같은 점은 무엇인가.

 "시민들과의 소통 원활,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 잘 할 것이다. 국회의원으로는 최초로 블로그를 만들었고, 6년째 운영 중이다. 블로그 이웃들과 공동저자로 책도 출판하고, 껍데기 집 번개도 하며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에서 생방송으로 네티즌들과 대화하는 '원희룡 데이트'를 진행하면서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그만큼 시민들과의 대화에 목말라 있는, 시민과 함께 시정을 이끌어가고 싶어 하는 후보다. 여러분들의 말씀을 경청하는 데 경쟁력이 있다."

 -남편의 공약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가.

 "'서울시 부시장직 여성할당제 도입'이다.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로 민선4기까지 단 한번도 여성부시장이 기용된 적이 없었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지위를 강화한다고 하면서 정작 서울시에서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행정부시장과 정무부시장 등 서울의 부시장 3개직 중에 반드시 한 명은 여성을 임명하는 '부시장직 여성할당제'를 도입해 공직사회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

 -남편과 함께 만든 공약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가.

 "초등학생의 의무급식을 시행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교육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양육이고 하나는 훈육이다. 양육은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것이고 훈육은 가르치는 것이다. 어른들이 놓치는 부분이 훈육의 순간과 양육의 순간을 혼동할 때다.

 위로받고 싶었던 아이의 입장에서 위로 대신 질책이 날아올 거라 예상하면 입을 다물게 된다. 힘든 형편인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과 별도로 급식을 제공하게 되면. 그 급식은 아이에게 위로가 아닌 질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여물지 않은 아이들에게 생채기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만의 특별한 내조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달라.

 "우리 가족은 지역구인 양천구에 살고 있다. 유권자들은 내가 운동복 입은 모습도 보고, 엉성한 차림으로 집 앞 가게에 가는 모습도 본다. 원하든 원치 않든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가식이 통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고 다짐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남편이 품고 있는 국민들을 제 가슴에도 품고 살아가려고 한다. 드러나지 않게, 마음으로 내조하는 방법이다."

 -남편과 결혼을 결심한 동기는 무엇인가.

 "친구였던 원 의원이 내게 데이트 신청할 때 했던 말이 "같이 삼겹살 먹자"였다. 우리는 제주 출신 서울대 신입생들의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고향에서 원 의원은 서울대 수석합격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직접 만난 그는 소탈하고 진중한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우리의 데이트는 주로 봉천동, 신림동 등 학교 주변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부였다. 20대에 만난 연인이자 제일 친한 친구였다."

 -살아오면서 역경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이겨냈는지 말씀해달라.

 "2004년 탄핵 후 선거를 치를 때,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다. 회복이 쉽지 않았고, 원의원은 당선이 어렵다고 판단해 크게 낙심했었다. 그러나 내 마음 속에는 남편이 16대 국회의원직을 충실히 수행했고, 17대에도 지역과 나라를 위해 봉사할 자격이 충분히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남편을 위로할 수 있었고, 남편도 내 지지를 믿고 최선을 다했다.

 2007년 대선후보경선 때는 지지자 100여명을 앞에 놓고 경선출마선언을 했다. 아무도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한나라당 내에 소장개혁 세력의 존재를 온몸으로 보여주기 위해 뛰었지만, 그 진정성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3위로 경선레이스를 완주한 것은 남편에게 정치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기회가 됐다." 

 -출마하는 남편에게 전하는 메시지.

 "30여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한 당신에게 지금 이 순간, 진심으로 가장 큰 격려를 보냅니다. 국민 삶의 적나라한 속내를 들여다보고 국민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봉사하겠다는 마음 변치 않도록, 지지하고 조언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남편, 동지 원희룡 파이팅!"

 yaiyaiy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