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란 무엇인가, 조롱과 공감…'우리 의사선생님'

기사등록 2010/04/19 08:04:00 최종수정 2017/01/11 11:41:31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일본 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은 의사 실종사건으로 출발한다. 작은 시골 마을의 유일한 의사로 주민들에게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이노’(쇼후쿠테이 츠루베·59)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이어 경찰이 그의 과거를 밝혀낸다.

 의사 이노는 생과 사를 다루지 않았다. 치료가 아닌 행위가 우연히 효과를 발휘하자 마을 사람들은 환호한다. 성심성의껏 주민들을 돌보고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며 그는 신망받는 의사가 된다. 이노를 명의로 만든 것은 동네 사람들 모두다.

 감독은 경찰의 입을 빌려 의사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준을 묻고 또 묻는다. 대도시 환자와 의사의 관계, 시골 환자와 의사 사이에 본질적 차이는 없다. ‘생명을 소중히 다루는 일’은 둘 다 같다. 그러나 대도시에서 환자는 ‘생명’보다 ‘손님’으로 취급되기 일쑤다. 이노는 주민들을 이해하고 아픔을 나누는 훌륭한 치유사다.

 도쿄에서 온 인턴 ‘소마’(에이타·28)와 도시의사 ‘도리카이’(야치쿠사 가오루·79)의 딸은 시골의사 이노와 대비를 이루며 극의 재미를 배가한다. 이노는 자신의 고민을 소마에게 털어놓지만, 소마는 이노의 이런 겸손함과 인간적인 모습에 감동한다. 도시의사도 자신의 어머니를 치료해주는 이노를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노가 호감을 갖게 된 도리카이가 위암에 걸린다. 이노는 그저 위궤양 약이나 전해줄 뿐이다. 그러다 이노는 마을을 떠나고 만다.

 인자한 미소와 행동, 말투, 고뇌에 찬 쇼후쿠테이의 호연은 영화의 장면장면을 주시하게 만든다. 2006년 영화 ‘유레루’로 국내에 알려진 여성감독 니시카와 미와(36)의 섬세한 연출력, 장면전환에 따른 영상은 예술수준이다.

 한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인 이 영화는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각본상과 우수감독상, 작품상 등 10개부문을 휩쓸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거짓말은 나쁜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사람을 웃음짓게 만들고,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는 것 또한 거짓말이다. 선의의 거짓말이다. 29일 개봉.

 agac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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