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을 거쳐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3년만에 정권 교체가 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 이름 아래 출범 초기부터 국가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삼고 '성장과 회복'에 집중했다. 계엄 사태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TF를 가동하며 민생경제 회복에 힘을 쏟았다. 재정 확장 기조 속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내수 진작에도 나섰다.
올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고,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등으로 헌법 질서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파면됐고, 이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 역시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구속 수감됐다. 권력의 정점에 섰던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법의 심판대에 선 장면은 한국 정치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지난해 12월 3일,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일로 탄핵 소추된 그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1월 19일 구속됐다. 이후 3월 초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되며 석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가 비상사태를 주장하며 계엄의 정당성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됐고, 지난 7월 10일 직권남용,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구속됐다.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세계 21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외교 무대로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모았다. 경주 APEC은 한국에서 20년 만에 열리는 APEC 정상회의이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넉 달 만에 한국이 주최하는 다자외교 행사였다.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9월 국회를 통과했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은 78년 만에 폐지된다. 22일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전담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제기·유지 기능을 전담하는 '공소청'이 신설돼 검찰의 수사·기소 역할이 분리된다. 행안부 산하에 설치될 중수청은 내란·외환·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 등 9개 중요 범죄의 수사를 맡는다.
한국인을 캄보디아 범죄 단지로 유인해 납치·살해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인력 모집을 가장해 접근한 뒤 현지에서 감금·폭행하고 살해한 것이다. 범죄 조직은 온라인 구인 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월 1000만원 보장' '숙식 제공' 등을 내걸고 한국인들을 유인했다. 주로 가상화폐나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수행한다는 명목이었다.
정부는 2025년 서울 집값 급등과 갭투자 확산에 대응해 부동산 규제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일괄 제한하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하는 등 자금 조달 규제를 강화했다. 다주택자에는 DSR 3단계를 적용해 레버리지 활용을 사실상 차단했다. 이후에도 서울 핵심지 중심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는 10·15 대책으로 규제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하며 ‘토허제 전면 확대’라는 초강수를 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택 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갭투자와 단기 매매 수요를 직접적으로 봉쇄했다.
지난 9월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배터리 불씨 하나에서 시작된 이번 행정망 장애는 그간의 '디지털 정부 1위' 타이틀에 큰 오명을 남겼다. 불은 오후 8시15분께 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 7-1 전산실에서 시작됐다. 당시 작업자들은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지하로 옮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배터리팩에서 불꽃이 튀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 한 해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사회 전반의 불안을 키운 한 해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가입자 2696만여명의 개인정보 25개 항목이 유출됐다. 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식별번호(IMEI)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핵심 정보까지 포함되자 유심 교체를 위해 대리점마다 긴 줄이 늘어서는 이른바 '유심 대란'이 벌어졌다.
코스피가 올해 10월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사천피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처음 30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4년 10개월 만이며, 1980년 1월 지수 100으로 출발한 이후 45년 만에 한국 주식시장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코스피는 지난 6월4일 이재명 정부 취임(2770포인트) 이후 52%나 급등했다. 12·3 계엄 해제와 탄핵 정국, 미국발 관세 충격 등 영향으로 코스피는 한때 2284.72까지 밀렸지만 파죽지세로 오르며 지난 달 3일 4221.87(종가기준)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K-뮤지컬'이 브로드웨이의 정상을 찍고, 한국의 문화유산은 세계인의 여행 목적이 됐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은 올 한해 관람객 600만 명을 넘어서는 '성지'가 됐다. 올 한해, 'K'라는 이름 아래 한국 문화는 세계와 통하는 언어가 됐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6월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작품상·연출상·각본상·음악상·무대디자인상·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며 K-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