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역외탈세 혐의자 93명 세무조사 착수

기사등록 2018/09/12 12:00:00
중견기업 사주일가, 고소득 전문직 등으로 검증대상 확대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조세회피처 실체를 이용하거나 해외 현지법인과 정상거래 위장 등 구체적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93명(법인 65, 개인 28)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8.09.1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김경원 기자 = #. 국내 연예기획사 사주 A씨는 외국법인 B사에 해외공연 업무를 위탁해 해외콘서트 등을 개최했다. 해외에서 발생한 공연 수입금 70억원을 국내로 송금하지 않고 사주가 설립한 홍콩 페이퍼컴퍼니 명의계좌로 송금해 법인세를 탈루하고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았다. 세무당국은 내국법인에 법인세 등 90억원을 추징하고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 20억원을 부과하고 법인 및 A씨를 고발조치했다. 

#. 사주 C씨는 외국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해 조세회피처에 투자회사 D사를 설립하고 국내 상장기업 주식에 투자한 후 매각해 양도차익을 거뒀다. 하지만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또한 C씨는 신탁의 수익자를 자녀로 지정해 해외신탁에 예치된 자금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증여했다. 이에 세무당국은 C씨에게 소득세 등 100억원을 추징하고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 40억원 부과 및 고발조치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 혐의가 큰 법인 65곳과 개인 28명 등 93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역외탈세 혐의가 큰 대기업·대재산가는 물론, 해외투자·소비 자금의 원천이 불분명한 중견기업 사주일가, 고소득 전문직 등으로 검증대상이 확대됐다.

특히 역외탈세 자금의 원천이 국내 범죄와 관련된 혐의가 있는 조사건은 검찰 '해외불법재산환수합동조사단'과의 공조한다.

이번에 조사대상자로 선정한 주요 역외탈세 검증유형은 ▲조세회피처 실체 이용 소득 은닉 ▲미신고 역외계좌를 이용한 국외 재산 도피 ▲해외현지법인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 및 편법 상속·증여 등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조세회피처를 자금세탁의 경유지로 이용하거나 기지회사(base company)화 또는 지주회사(holding company) 제도를 이용해 탈세자금을 은닉·재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탈세가 진화했다.

또한 해외신탁이나 펀드에 은닉하거나 미신고 또는 차명 보유 해외법인 투자자금으로 전환·세탁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더욱이 해외현지법인과의 재화·용역 거래는 물론이고 무형자산 등 다양한 거래에서 거래조작이 이뤄지고 있다. 사주 일가 소유법인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거나 변칙 자본거래를 개입시켜 비자금 조성 및 편법 상속·증여를 시도하기도 한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조세회피처 실체를 이용하거나 해외 현지법인과 정상거래 위장 등 구체적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93명(법인 65, 개인 28)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8.09.12. ppkjm@newsis.com
국세청은 조사과정에서 신종 역외탈세 유형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기지회사 등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실체를 밝히기 위한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면 조세법처벌법상 과태료를 적극 부과할 방침이다.

해외신탁 및 펀드를 활용하거나 미신고 해외법인의 투자지분으로 전환해 재산을 은닉하는 경우 해외현지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국가 간 금융정보자동교환 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해외현지법인과의 정상거래를 가장한 이전가격 조작, 인수·합병(M&A) 등 변칙 자본거래 등은 거래의 실질 내용에 따라 이전가격 조정과 거래구조 재구성을 통해 적극 과세할 계획이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정당한 세부담 없이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하는 역외탈세 행위에 조사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과세하겠다"며 "우리 사회 전반에 '역외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이 확고히 정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imk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