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대법관 집무실·법원행정처 이전 등 100억
대법, 외부 임차청사 아직 못 구해…지연 우려
헌재, 임차료·운영비만 31억…별관 신축도 추진
단순히 건물을 신·증축하는 것만 아니라 준비 기간 동안 외부 건물을 빌려 쓰기로 계획돼 있어, 몇 년 동안은 막대한 임차료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도 추진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재정 부담을 완화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및 국회예산정책처의 검토 보고서를 종합하면, 대법원은 내년 대법관 증원을 준비하는 데에만 99억5600만원을 새로 편성했다.
따로 잡힌 대법관 집무실 신설을 위한 자산취득비(비품 등 구입) 1억4000만원을 합하면 100억원을 넘는다.
지난 3월 법원조직법이 개정되면서 대법관 수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현행 14명에서 26명이 된다. 증원되는 12명은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4명씩 늘어난다.
이에 대법원은 재판연구관들이 사용하던 서울 서초구 청사 본관 12~15층을 증원되는 대법관들의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는 지상 16층 청사 중 7~10층을 층당 3명의 대법관들이 쓰고 있다.
우선 내년 9월부터 대법원 본관 12층에 3명, 13층에 1명의 대법관 집무실 공사를 시작해 다음 해 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 여기에만 22억5100만원이 들어간다.
증원되는 대법관 사무실 면적은 213㎡로, 기존(266㎡)보다 작은 방을 쓴다. 장관이나 국회의원 사무실(165㎡)보다는 넓은 수준이지만, 사건 서류와 이를 검토할 전속재판연구관 등이 일할 공간도 포함된 면적이다.
외부 건물 리모델링 공사는 내년 5월까지 마무리하고, 6월부터 법원행정처 이전을 시작한다. 동관 청사가 비면 그 즉시 재판연구관실 공사를 시작해 내년 9월 마친다.
이처럼 기존 조직을 옮기고 공사를 시작하는 식으로 공사 계획이 순차로 맞물려 있는 터라, 어느 한 단계에서 차질이 빚어지면 모든 계획이 줄줄이 미뤄질 수 있다.
대법원은 아직 법원행정처를 옮길 임차청사를 찾지 못했다고 국회에 답변했다. 어떤 부서가 옮겨갈지도 내년 초에야 확정키로 했다. 최기도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은 "대법원은 선행 공정의 지연이 후속 공정으로 연쇄되지 않도록 추진 상황을 지속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 3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어 인력이 확충된 헌법재판소도 공간 확보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헌재는 현재 본청 외에 서울 종로구 창덕궁 삼거리에 있는 이노88타워 10층(1430㎡), 서울 강남구 역삼동 나라키움 역삼B빌딩 몇 개 층을 빌려서 활용하고 있다.
이노88타워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증원된 인력 20명, 사무처 3개 부서가, 역삼동 청사는 헌법재판연구원과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AACC) 연구사무국이 입주했다.
내년 임차료·관리비로 편성된 예산은 약 29억8300만원으로, 헌재의 주요 사업비(218억원) 13.7%에 이른다. 기타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약 31억700만원 수준이다.
이에 헌재는 본청 건물 뒷편 테니스장 자리에 별관을 짓기로 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930㎡ 규모다. 내년에는 기획·설계공모 명목의 7200만원을 편성했다.
헌법재판연구원과 AACC 연구사무국은 서울 강남구 율현동 나라키움 강남통합청사로 옮길 계획이다. 이는 헌재 일반회계가 아닌 국유재산관리기금을 재원으로 신축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공사 시간을 고려하면 앞으로 최소 3~4년 간은 막대한 임차료를 써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통합청사는 2029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이세진 법사위 전문위원은 "사업계획 변경 및 설계용역 중지 등으로 사업 일정이 순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 청사 내 테니스장 자리에 별관이 다 지어지는 시점도 헌재가 제출한 계획상으로 2030년이라, 당분간은 이노88타워 임차료를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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