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뛴 마라톤 참가비, 운영 수준은 그대로…러너들 불만

기사등록 2026/11/07 08:00:00 최종수정 2026/11/07 08:10:24

국내 주요마라톤 참가비 1년새 50% 인상

참가자들 "대회 운영·안전관리 미흡 불만"

"우후죽순 대회 조정할 컨트롤타워 필요"

[세스 웨닉=AP/뉴시스] 1일 일요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시 마라톤 남성 엘리트 부문 참가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기사와는 무관한 참고 사진. 2026.11.06. sunzer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선영 기자 = "요즘 국내 마라톤 참가비가 갑자기 너무 뛰었는데 운영 수준은 나아진 게 없어요. 해외 대회는 비싸도 돈값을 하니까 불만이 안 생기는데…국내는 그렇지 못하니 답답하죠." (5년째 매년 국내외 풀코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20대 남성 박모씨)

국내 마라톤 대회가 인기를 끌면서 참가비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일부 주요 대회의 풀코스 참가비는 1년 새 50% 인상됐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참가비 인상에도 대회 현장의 안전 관리와 편의 서비스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7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국내 마라톤 대회 참가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는 총 254회로 참가 인원은 100만8122명에 달했다. 연도별 대회 참가 인원은 ▲2020년 9030명 ▲2021년 3만611명 ▲2022년 32만9482명 ▲2023년 73만7681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대회 참가 수요가 늘면서 참가비도 오르고 있다. 국내의 한 마라톤 대회 풀코스 참가비는 지난해 10만원에서 올해 15만원으로 1년 만에 50% 올랐다. 다른 대회는 기존 8만~10만원 수준이었던 참가비 체계를 올해 일반 패키지 10만원, 골드 패키지 40만원으로 재편했다.

지역 대회에서도 참가비 인상 흐름이 나타났다. 경북과 경기 지역에서 열리는 일부 대회는 풀코스 참가비를 기존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고, 다른 지역 마라톤 대회도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인상했다.

문제는 참가비 인상에 걸맞은 운영과 서비스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는 점이다.

마라톤 대회에 10회 가까이 참가했다는 김민지(26)씨는 "한 국내 대회에서 달리던 도중 정비가 안 된 공간에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다"며 "참가비를 올리려면 그에 맞게 운영의 질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해외 대회와 비교해 국내 대회의 운영 수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2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는데 도로 폭이 넓고 급수나 짐 보관 등 문제가 전혀 없어 놀랐다"며 "참가비가 비싸도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참가자들의 안전을 책임질 현장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김미주(25)씨는 "참가비를 올리더라도 현장 구조 인력부터 제대로 갖춰졌으면 좋겠다"며 "올해 참가한 마라톤에선 구조 인력이 부족한 게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대회의 운영 개선과 함께 대회 개최 전반을 조율할 체계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경민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불한 비용만큼 서비스가 개선됐는지 체감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며 "공공재인 도로를 이용하는 만큼 참가비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대규모 마라톤 대회가 우후죽순 늘고 있어 러너는 물론 시민도 불편을 느끼는데 이를 조정할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다"며 "대회 일정과 코스가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인지 검토하고 개최 총량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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