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전쟁②] 호반의 '두달 천하' 전망…조원태 회장과 '치킨게임' 돌입하나

기사등록 2026/11/07 07:00:00

호반, KCGI 지분 인수 4년 만에 최대주주…지분율 20.69%

조원태, 370억 블록딜로 내달 약21% 확보…최대주주 재역전 유력

주가 급등에 호반 추가 매입 부담…"장기전 가능성"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연말 그 자리를 다시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면서 연말께 최대주주가 다시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4일 최대주주가 조원태 회장 외 18인에서 호반건설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호반 측 지분율은 20.69%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20.58%)을 0.11%포인트 앞섰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6.99%(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사다.

호반은 2022년 행동주의 펀드 KCGI의 한진칼 지분 13.97%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4년간 지분율을 6.72%포인트 끌어올렸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호반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출범을 앞두고 지분을 늘렸다는 점에서 경영 참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반그룹 김상열 창업주는 2015년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일찌감치 항공업에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진칼 지분은 김 창업주의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이 54.73%를 보유한 호반건설(11.50%)과 그 자회사 호반호텔앤리조트(8.34%)에 몰려 있어 승계 구도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호반의 최대주주 지위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지난 2일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 총 370억5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해당 거래는 오는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1일 사이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이뤄질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1.07%로 늘어나 호반(20.69%)을 0.37%포인트 차로 다시 앞서게 된다.

다만 최대주주 자리를 다시 내주게 된 호반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재반격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하다.

양측이 번갈아 지분을 사들이는 '치킨게임'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조 회장의 매입이 끝나도 “호반은 약 0.37%포인트만 더 사면 다시 1위가 된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양측의 지분 매입 경쟁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대규모 추가 매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2일 8.80% 오른 데 이어 3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국내 증시가 급락한 6일에도 2.99% 오른 19만61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30일 종가 대비 5거래일 만에 58% 오른 것으로, 전날 종가 기준으로 지분 1%포인트를 확보하는 데 약 1310억원이 든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호반이 당장 무리한 장내 매수를 감행하기보다 장기전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 연구원 역시 앞서 발간한 4일 보고서에서 "호반이 산업은행 지분 등을 웃돈을 얹어 사들이기보다는 장내 매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본업 여건마저 녹록지 않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326억 원, 13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8.0%, 49.9% 감소했다.

결국 호반이 주가 안정을 기다린 뒤 추가 매입 타점을 노리는 장기전 시나리오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조 회장 측이 연말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더라도 양측 지분 격차가 0.37%포인트에 불과한 만큼, 호반의 향후 매입 시점과 규모에 따라 한진칼의 지배구조 판도는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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