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0곳 중 8곳, 교섭 전 '여성 의제' 자체 제외

기사등록 2026/11/06 14:44:15 최종수정 2026/11/06 15:38:24

한국노총, 109개 노조·조합원 444명 대상 조사 결과 발표

79% 여성 의제 제외·후순위…38% "임금격차 논의 없어"

여성 위원장은 3%뿐…여성할당 규정 노조 16%에 그쳐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한국노총 여성위원회가 지난해 7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한 달, 여성노동정책 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7.0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노동조합 10곳 중 8곳에서 성별 임금격차와 승진차별 등 여성 관련 의제가 사용자와의 교섭에 들어가기도 전에 제외되거나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 측이 여성 의제를 거부한 비율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조합 성별다양성 실태와 여성의 노조참여 강화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한국노총 소속 109개 노동조합과 조합원 444명(여성 250명·남성 1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노조 위원장과 간부 8명 대상 심층 면접이 함께 실시됐다.

조사 결과 8개 여성 관련 의제 가운데 하나라도 요구안 확정 전에 빠지거나 후순위로 밀린 노조는 78.9%에 달했다. 반면 사용자 측에서 여성 의제를 거부한 노조는 40.4%에 그쳤다.

여성 의제가 후순위로 밀린 이유의 62.0%는 다른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양보나 노조 집행부의 우선순위 판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 내 성별 임금격차 의제는 전체 노조의 37.6%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여성 조합원의 대표성 부족도 확인됐다.

한국노총 전체 조합원 중 여성 비율은 22.0%지만, 대의원 가운데 여성은 11.5%, 단위노조 위원장 중 여성은 2.6%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서도 여성 대의원이 한 명도 없는 노조는 18.4%, 여성 단체교섭위원이 없는 노조는 23.5%였다. 부위원장을 모두 남성이 맡고 있는 노조도 43.1%에 달했다. 여성할당 규정을 둔 노조는 15.6%에 그쳤다.

반면 여성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노조는 전체의 19.3%에 그쳤지만, 여성위원회가 있는 노조에서는 성평등 관련 단체협약 조항을 개선한 비율이 60%를 넘었다. 여성위원회가 없는 노조(18.2%)의 3배 이상이었다.

여성 임원이나 간부가 2명 이상인 노조에서는 여성 조합원의 89.7%가 노조가 여성의 필요를 이해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여성 임원·간부가 0~1명인 노조에서는 49.0%에 머물렀다.

여성 조합원들의 노조 활동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근무 일정과 돌봄 부담 등이 꼽혔다.

여성 조합원의 58.4%는 근무 일정이나 교대근무를, 44.4%는 상사나 동료의 눈치를 노조 활동의 어려움으로 지목했다. 돌봄 부담이 있는 여성의 64.4%는 돌봄 때문에 노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이에 김난주 연구위원은 여성의 노조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총량과 별도의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보장하고 면제자의 업무량 감면과 대체인력 확보, 자원 배분 권한을 가진 직위에 여성 지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진희 선임연구위원은 성별 대표성 규정을 교섭위원과 부위원장까지 확대하고, 여성위원회를 상설화하는 등 12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정부에 근로시간면제 한도의 10%, 최소 연간 500시간을 성평등 업무에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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