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규제, 'AI 붐' 제동 우려 확산
비관론 "건설 지연·기업 실적 전망 훼손"
신중론 "행정권력 여전…제도적 타협 기대"
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등은 미국의 대표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거점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 과정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나 세제 혜택 폐지 등을 공약한 만큼, 이들 주에서 규제가 현실화하면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은 물론 향후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규제 강화를 예고한 민주당 당선인들의 주(州)가 미국 전체 AI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약 4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조사 기관 클린뷰 역시 신규 승인 유예에 찬성하는 신임 주지사의 주가 전체 계획 용량의 약 41%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텍사스는 미국 전체 계획 용량의 25%가 몰려 있다. 민주당 소속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은 "주민 보호 법안과 전력·수자원 규제가 입법될 때까지 모든 신규 인허가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그라임스 카운티에 추진 중인 거대 반도체·데이터센터 시설 '테라팩'을 포함해 2028년까지 텍사스에 계획된 18GW 규모의 용량이 규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텍사스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는 최소 248곳, 전력 용량은 200GW에 달한다.
조지아와 오하이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키샤 랜스 보텀스 조지아 주지사 당선인은 주 전역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공약했고, 에이미 액턴 오하이오 주지사 당선인도 건설을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하이오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주민투표 안건 21건이 통과됐다. 메타가 약 10억 달러를 들여 추진하던 오하이오주 파이커의 607에이커(약 2.4㎢) 규모 데이터센터 사업도 인허가에 관여한 지방 공직자 3명이 소환되고 건설 제한 조치가 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압둘 엘-사이드 미시간 상원의원 당선인은 최첨단 AI 개발을 전면 중단하자고 주장했고, 애니 앤드루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신규 건설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헀다. 오하이오 상원의원에 출마했던 셰러드 브라운은 AI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폐지하고 전력 비용을 전액 부담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살제 규제가 도입되면 건설 유예에 그치지 않고 세제 지원 축소, 환경·용수·전력 관련 기준 강화, 지방정부의 사업 금지 권한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규제 기류가 AI 산업 붐을 완전히 꺾을지에 대해서는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비관론자들은 정치적 기류 변화가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훼손할 것으로 전망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분석가는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CAPEX) 정점이 기존 예상보다 이른 내년에 도달할 것"이라며 "계획된 AI 데이터센터 용량의 최대 20%가 취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이크 오루크 존스 트레이딩 수석 전략가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책 변화로 반도체·메모리 기업들의 향후 이익 전망치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된 것이 투매를 불렀다"고 분석했다.
기술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단기적인 일정 지연 후 제도적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빅테크 관계자는 "단기적 건설 차질은 피할 수 없으나, 주정부와 타협 가능한 접점을 찾아 결국 인프라 확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AI 시장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장기적인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인프라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대형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에 비해 차입 의존도가 높은 네오클라우드 업체와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규제 장벽을 피해 데이터센터 부지를 멕시코나 중동 등 해외로 옮기려는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