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후상박' 기초연금 오히려 손해…소통 기반 대안 찾아야"

기사등록 2026/11/06 14:00:00

공적연금강화행동 등 기초연금 개편 토론회 개최

[서울=뉴시스] 정유진 기자 =8월 25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소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이재명 정부 기초연금 개편 논의 바로잡기’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모습 2026.08.25. ugeni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하위계층 보장을 강화하고 상위계층 보장을 줄이는 현행 하후상박 기초연금 개편안이 장기적으로 중·상위층 소득 역전 현상으로 빈곤 완화 등의 효과가 저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론화와 사회적 숙의를 거쳐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국무총리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는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시민과 함께 고민하는 바람직한 기초연금 개편의 길'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기초연금은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일괄적으로 올해 기준 약 35만원이 일괄 지급된다. 정부는 내년에 소득하위 30%까지는 3만원, 45%까지는 물가상승률만큼을 추가하는 개편안을 내놨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초연금 개편 추진 과정에서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 배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는 일방적인 기초연금 개편 추진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한국노총은 수급 당사자와 노동계·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기초연금 개편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프랑스 시위를 언급하며 "그 이면에는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불안정한 노동, 교육 기회의 격차, 그리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단순히 노인에게 돌아가는 연금의 몫이 아니라, 자신들의 미래가 불안정해지는 현실과 그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조차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기초연금 개편 과정에서 아쉬운 것은 충분한 시민 참여와 사회적 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기초연금의 당사자는 현재의 수급자뿐 아니라 미래의 수급자가 될 청년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개편의 방향과 재정적 지속가능성, 적정한 급여 수준에 대해 다양한 세대와 시민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액을 최대 38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개편안이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감액 제도에 따라 '하후상박'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하후'의 대상자인 '하'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기초연금 대상자는 실익이 없다"며 "세 집단 경계(30%, 45%, 70%)에서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고 소득역전방지 감액을 각기 작동시켜야 해 제도가 복잡해지고 불만은 불만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기초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목표 보장 수준과 제도간 역할 분담을 명확화하고 시나리오별 추정치를 공개해야 한다"며 "공론화 및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수정 중앙대 사회복지학과BK21 박사후연구원은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24년에서 2035년까지 빈곤율이 0.46%포인트(p) 감소하지만 하후상박으로 개편하면 오히려 0.37%p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보충적 소득보장제(KGIS)와 최저연금보장제(MP)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충적 소득보장제는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하고 최저보장수준에서 기초연금을 제외한 부족분에 대해 소득인정액 등을 고려한 보충급여로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최저연금보장은 기초연금은 폐지하는 대신 모든 가입자의 평균 소득월액(A값)을 기준으로 최저연금액을 산출하고 자신의 공적연금과 연계해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 연구원은 2035년 기준 빈곤율이 현행 기초연금 기준으로 38.52%, 보충적 소득보장제 기준 33.32%, 최저연금보장제 기준 34.61%로 낮춰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후상박은 당장 저비용 묘수지만 '상' 동결이 이어지면 10년 뒤에는 재정은 그대로인 채 빈곤 완화 효과가 사라지고 '중' 구간 일부 급여가 현행보다 깎이는 구조가 된다"며 "하나의 안을 확정하기보다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중장기적 구조개혁 로드맵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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