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운송거부 총파업 당시 공정위 조사 방해
1심 "정당 노동쟁의, 공정거래법 위반 아냐 무죄"
2심 "노조 활동이라도 법 적용 배제 안 돼…유죄"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2022년 총파업에 따른 '운송거부' 사태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에게 법원이 1심 무죄를 뒤집고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엄철)는 최근 화물연대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화물연대가 사업자단체이자 노동조합의 지위를 갖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행위가 노조활동의 일환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현장조사는 구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정위의 적법한 조사권 행사에 해당하고, 화물연대의 대표자, 대리인 등이 공정위 조사공무원들의 현장 진입을 반복해 저지한 행위는 구 공정거래법이 정한 조사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업자단체에 해당하는 화물연대의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다른 법률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 화물연대가 노동조합의 지위를 함께 갖고 있어 노동관계법령의 적용을 받는다거나 노조의 일환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당시 공정위가 조사하려 한 것은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행위 자체가 아니라, 화물연대가 사업자단체로서 소속 사업자들에게 운송 거부를 강요하거나 방해했는지 여부라고 짚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조사 대상이 맞다고 봤다.
당시 언론 보도를 들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행위 과정에서 비구성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하거나 이를 위해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존재했고, 공정위로서는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정위가 화물연대에 별도의 협조를 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현장조사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조사권을 남용했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폭행·협박이나 조사자료의 은닉·폐기 등 적극적인 방법을 조사를 방해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
화물연대는 2022년 12월 2·5·6일 공정위의 부당공동행위 현장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화물연대는 2022년 과로·과속을 막고자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였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공정위도 직권조사에 나서는 등 수위를 높였다.
공정위는 2022년 말 집단 운송거부 과정에서 화물연대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사업자 단체금지행위'를 위반했다고 보고 현장조사를 벌였다.
화물연대가 현장조사를 위해 방문한 조사공무원들이 사무실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현장조사가 무산되자, 공정위는 화물연대를 조사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화물연대 측은 공정위에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지 않아 공정위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앞서 1심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는 구 공정거래법의 '다른 법령에 따라 하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의 현장조사 및 조사방해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봤다.
화물연대가 공정위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았더라도 구 공정거래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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