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강경론 속 재공습 고심 지속…"더 때릴지 곧 알게 될 것"

기사등록 2026/11/06 11:14:51 최종수정 2026/11/06 12:28:23

이란, 美 '핵 양보' 요구 최종 거부한 듯

공 다시 트럼프에…'곡괭이산' 등 주목

추가발진 美 항모, 4일 남중국해 지나

[워싱턴=AP/뉴시스]대(對)이란 전쟁이 9개월째에 접어든 시점에 치른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 재개 여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중간선거 후 이란이 핵 문제에 대해 한층 완고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출구전략 모색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사진은 5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 2026.11.0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대(對)이란 전쟁이 9개월째에 접어든 시점에 치른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 재개 여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중간선거 후 이란이 핵 문제에 대해 한층 완고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출구전략 모색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우리 승인 없이는 어떤 일도 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이 뭘 검토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이란에서 더 나아갈지 말지, 일을 확실하게 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란의 나머지 지역까지 파괴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쩌면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로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카타르를 통해 핵 관련 자국 입장문을 미국에 전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정확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해상봉쇄 해제·석유제재 철회, 동결자산 해제 등 '7개 조건'을 모두 수용하라는 기존 입장 재확인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란은 대화 시작 단계에서 고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 언급, 주요 핵 시설 사찰 재개 등 핵 문제 관련 일부 양보를 가져오라는 미국 요구를 최종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고 전쟁을 끝낸 뒤에 핵 협상을 시작한다는 자국 입장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란은 공화당 참패를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 최종 패배로 해석하며 기세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 정권 교체를 노리고 전쟁을 시작한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에 패배하면서 오히려 자국 선거에서 실각했다는 취지의 대내외 선전이다.

중간선거 전까지는 미국의 핵 관련 요구에 선을 그으면서도 일부 대화 여지를 두는 기류도 있었으나, 공화당 참패가 확연해지자 대미 양보는 없다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4일 "양보는 오히려 추가 공격을 부추길 뿐이며, 패권주의 적에게 조금이라도 수그리는 기색을 보인다면 지금까지 거둔 막대한 성과는 물거품이 된다"고 못박았다.

결국 공은 다시 트럼프 행정부 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미국이 끝내 이란 전면 공습 재개를 선택할지가 남은 변수다.

핵 무장 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란이 핵 양보를 일체 거부하는 상황에서 종전에 합의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어렵다. 핵 위협을 제거했다는 가시적인 설명을 내놓을 수 있어야 종전 명분이 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맥락에서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폭격을 검토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이스파한·포르도·나탄즈 핵 시설 폭격에 이어, 이번에는 곡괭이산을 파괴한 뒤 '핵 위협을 제거했다'는 선전을 펴고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간선거 참패로 국정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면서 전쟁 재개가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있다. 차기 대권 주자 JD 밴스 부통령은 아예 공개 반발을 시작했고, 충성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여당 내 퇴진 압박에 오래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공습이 아닌 제재 강화를 주장하는 참모도 있다.

"이란은 우리 승인 없이 (핵 관련) 어떤 일도 하지 못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이날 발언 역시 즉각 공습에는 거리를 두는 쪽으로 해석된다. 이란 핵 시설 상공을 24시간 감시 중이라는 취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에 거리를 둘 때 쓰는 화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미군 집결이 끝날 때까지 고심을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에서 발진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은 4일 남중국해를 지나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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