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폭락…나스닥 5.5%↓ '조정장' 진입
3대 지수, 관세 쇼크 후 일일 최대 낙폭
'블루 쓰나미'에 AI 투자 붐 재평가 경고음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5% 급락해 조정장에 진입했다. 나스닥100 지수는 6.5% 폭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4% 각각 하락했다. 3대 지수 모두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로 시장이 요동친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장기업의 시총은 3조2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CNBC는 M7의 시총의 1조 달러 이상 줄었으며, 엔비디아에서만 440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고 집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스닥 종합지수의 시총 감소폭이 2조5000억 달러로 지수 역사상 최대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급락은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AI 산업의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를 공약한 민주당 인사들이 의회와 주정부의 권력을 가져가면서 AI 반도체와 서버, 전력 등 인프라 투자 확대를 전데로 형성된 월가의 낙관론을 흔들었다.
기술주 매도세는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주에 집중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9.3% 급락해 올해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마이크론은 17%, 샌디스크는 22%, 웨스턴디지털은 17% 떨어졌다. 퀄컴과 브로드컴도 각각 9.5%와 10%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매도세는 기술주를 넘어 증시 전반으로 확산했다. S&P500지수의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으며, IT 업종은 7.3% 떨어졌다.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도 6.4% 하락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역시 각가 10% 안팎 급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11.57포인트 급등해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약 6배, 나스닥에서는 약 5배에 달했다. S&P500 구성 종목 중 34.6%인 174개 종목이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시장에서는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월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단순한 선거 후 불확실성을 넘어 AI 투자 붐 자체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면 반도체와 메모리, 서버 등 관련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전망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크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반도체와 메모리 등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S&P500 기업들의 이익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예상되는 정책 변화로 내년 실적 전망을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WSJ은 이번 급락이 레버리지를 동원한 투자 포지션 청산과 시스템에 따른 기계적 매도까지 맞물리면서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지수의 일일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39%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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