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대통령, 은행 파산 사태에 사임…검찰 수사도

기사등록 2026/11/06 12:02:24 최종수정 2026/11/06 13:38:23

우에노 은행 파산 절차에…300만명 계좌 동결

페냐 정부 특혜 의혹…중앙은행장 임명권 등

사임 선언에도 의회 탄핵 추진…남미 우파 세력

[아순시온=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정부와 우에노 은행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손팻말을 들고 있다.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부실 위기를 겪고 있는 디지털 은행 '우에노'에 대한 정리 절차에 착수했다. 파라과이 야권은 우에노 은행과 밀착 행보를 보여온 페냐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2026.11.05.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파라과이의 주요 은행이 파산하면서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산티아고 페냐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 압박 속에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검찰은 은행 부실과 관련한 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5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페냐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의 안정과 사회 평화, 민주주의 제도를 보호하기 위해 사임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어떤 부분에서 부족함을 보였다면 사과드리고 싶다"며 "국민이 보내준 신뢰를 저버릴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덧붙였다. 2023년 8월 취임한 그의 임기는 2028년까지였다.

이번 사태는 파라과이 성인 인구의 약 60%(300만 명)을 고객으로 둔 우에노 은행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지난 3일 지급불능을 이유로 우에노 은행에 대한 정리 절차를 명령하고 고객 계좌를 동결했다. 카드, 앱, 예금 인출이 모두 막히고 기본적인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우에노 은행은 1970년대 금융회사로 출발해 2021년 파라과이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바스케스 그룹에 인수됐다. 2023년 말 페냐 정부에서 디지털 은행 운영 인가를 받은 뒤 급성장했다.

그러나 부실 대출을 이어온 은행이 크게 성장한 배경에 페냐 정부의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페냐 대통령이 우에노 금융회사 회장 출신인 카를로스 카르발로를 중앙은행장으로 임명하고 은행에 공적 자금을 대거 투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가 취임 전 우에노 홀딩스의 주주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충돌, 연금기금 유용, 비리 은폐 의혹 등이 불거졌다.

페냐 대통령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었으며 보유 지분은 모두 처분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페냐 대통령의 사임 발표 이후에도 정치적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의회는 사임을 수용하는 대신 탄핵 절차를 추진했다. 사임할 경우 페냐 대통령이 형사 소추를 피할 수 있는 법적 보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원은 사임 발표 직후 탄핵 추진을 결정했으며, 상원은 이날 저녁 탄핵 여부를 논의했다. 페냐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페드로 알리아나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된다.

검찰은 은행 임원 및 사업 관계자 27명을 배임, 사기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전·현직 정부 관리들에 대해서도 은행 감독, 파산 처리 과정, 공적 자금 투입의 적절성 등을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페냐 대통령은 우파 성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동맹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 참석할 정도로 밀착 관계를 이어 왔다.

이번 실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전격 우경화 구상인 '블루타이드'가 더욱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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