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폭풍의 언덕' 원작으로 한 뮤지컬 선봬
내년 1월 한국서 첫선 보인 뒤 세계 진출 노려
"시대·문화 넘어 관객 심장 관통할 힘 있는 작품"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한국 관객에게 첫선을 보이고 전 세계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또 한 번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신 대표는 3일 서울 송파구 SKY31 컨벤션에서 열린 뮤지컬 '워더링하이츠' 제작발표회에서 "한국 관객들은 작품에 대한 몰입도와 안목이 뛰어나다"며 "한국 관객에게 첫선을 보이고 그 평가를 바탕으로 작품을 발전시켜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에밀리 브론테의 고전소설 '폭풍의 언덕'을 원작으로 한 '워더링하이츠'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격정적인 사랑과 집착, 복수가 빚어낸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내년 1월 26일부터 2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세계 초연 예정이다.
신 대표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과 집착, 용서받지 못할 복수 등 격렬하고 파괴적인 인간의 본능이 원초적인 형태로 담겨 있다"며 "시대를 초월해 가장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감정의 서사를 가진 원작"이라고 소개했다.
1847년 출간 후 '악마의 소설'이라고 불린 고전이지만 현재의 관객에게도 통할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시대와 문화, 언어의 경계를 넘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외로움과 사랑의 갈증, 관객의 심장을 관통할 힘이 이 작품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매력 있는 캐릭터와 서사를 음악의 힘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이 작품을 뮤지컬로 선택해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원작 서사를 다음 세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캐서린의 딸과 힌들리의 아들의 여정을 통해 부모 세대의 파괴적인 사랑과 복수를 넘어 새로운 사랑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머니 캐서린과 딸 캐서린은 한 배우가 1인 2역으로 연기하게 된다.
오디컴퍼니는 2020년 작품을 기획한 뒤 6년간 네 차례의 워크숍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 국내 창작진과 세 차례 워크숍을 갖고, 네 번째 워크숍에서는 해외 창작진도 합류했다.
한국 창작진을 중심에 둔 제작 방식에 대해 신 대표는 "한국 창작진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과 캐릭터를 분석하는 시선, 서사를 극대화하는 음악적 언어가 만나면 원작이 지닌 폭발적인 에너지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창작진의 독창적인 해석과 정서를 바탕으로 해외 창작진과 협업해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 극작과 작사는 뮤지컬 '팬레터', '배니싱'의 한재은 작가, 작곡은 '남벌'의 조우인 작곡가가 맡는다. 연출은 뮤지컬 '아멜리에'로 올리비에상 후보에 오른 마이클 펜티먼이 책임진다.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활용하는 정통 트라이아웃 시스템을 도입한다.
총 3개월의 극장 대관 기간 중 약 2개월 동안 무대 설치와 기술·드레스 리허설, 비공개 프리뷰 등을 진행한다. 실제 무대에서 작품 완성도를 높인 뒤 마지막 5주간 관객에게 공개한다.
신 대표는 "작품을 세계에서 첫 번째로 선보이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려면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엄청난 연구개발 비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해야 완성도가 생긴다. 관객을 사로잡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 대표는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뮤지컬로 제작해 미국에서 세계 초연하고 영국과 한국에서도 공연했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먼저 관객을 만난다.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처럼 런던에서 첫선을 보일까도 생각하고 싶었지만, '워더링하이츠'는 접근을 달리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한국 관객의 높은 안목으로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발전시켜 웨스트엔드에 가고 싶다"며 "전 세계 프로덕션으로 확대해 공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출연 배우들은 추후 공개된다. 신 대표는 "작품이 주인공이 되면 좋겠다"며 배우보다 작품 자체가 주목받기를 바랐다.
오디컴퍼니는 내년 '워더링하이츠'를 시작으로 '어거스트 러쉬', '위대한 망상'으로 연이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어거스트 러쉬'와 '위대한 망상'은 미국에서 먼저 공개된다.
신 대표는 "오디컴퍼니는 글로벌 오리지널 창작에 모든 걸 걸고 있다"며 "진정한 글로벌 뮤지컬이라는 건 본고장에서의 성공"이라고 짚었다. 세 작품을 연달아 내놓는 2027년은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는 해"라며 세계 시장 도전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새 작품 공개를 앞둔 부담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있다고 하지만 무섭죠. 시간이 갈수록, 공연이 다가올수록 무서워요. 이 작품이 연극이나 영화로 엄청난 히트작이 없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뮤지컬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싶어요. 자신 있는 건 한국 창작진들과 과정을 잘 밟아왔다는 거예요. 이렇게 착실하게 과정을 밟아오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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